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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떠난 자본, 베이징이면 모를까 서울은 안 갈 것”

중앙일보 2020.07.24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포스트 홍콩’ 기회를 잡아라〈하〉 

신장섭

신장섭

“홍콩을 탈출한 자본이 매력 떨어지는 한국으로 향하진 않을 것 같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한국, 기업금융 강하지만 규제 많아
돈 굴리는 사람 관점서 돌아봐야

신장섭(58)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0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신 교수는 “한국은 싱가포르와 비교해 정책 안정성이 떨어지고 기업을 지원하는 분위기도 약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인 신 교수는 1999년부터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다.
 
해외 자본이 싱가포르를 찾는 이유는 뭔가.
“국제금융을 할 수 있는 사회 및 문화적 인프라가 잘 돼 있다. 기본적으로 양도세·상속세·증여세가 없으니까 부자들의 천국과 같은 환경이다. 정부 차원에서 당근도 준다.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자산관리) 회사에 테마섹(싱가포르 국부펀드) 같은 곳도 돈도 맡긴다. 싱가포르는 세계대전 이후 줄곧 동남아 금융서비스 중심지였는데, 그 기능을 글로벌하게 넓혀 홍콩과 경쟁하게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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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홍콩 자본이 싱가포르로 올 거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는.
“화교가 정치와 경제 권력을 모두 쥐고 있는 나라는 아시아에서도 싱가포르 정도밖에 없다. 화교 입장에서 보면 돈을 굴리기에 매력적이다. 다른 외국인에게도 세계적인 금융 허브라는 점과 앞선 의료 시스템이 매력적이다. 홍콩은 주식과 채권이 많았고, 싱가포르는 오일 트레이딩과 외환 거래가 강했다. 최근 싱가포르에선 자산관리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향후 홍콩에서 돈을 굴리던 사람들이 싱가포르로 돈을 가지고 올 만한 여지는 충분하다.”
 
탈홍콩 자본의 한국행은 왜 부정적으로 보나.
“홍콩에서 돈 굴리던 사람의 관점에서 한국이 매력적인지 살펴봐야 한다. 만약 나라면 (그 모든 이유에도 불구하고) 홍콩에 계속 머물든지 중국 베이징으로 옮겨 갈 것 같다. 서울보단 베이징이 자본에 대한 규제가 더 적지 않을까.”
 
한국 정부에 조언한다면.
“우선 한국이 강점이 있는 기업 금융에 대해 해외와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그 부분에서도 규제가 많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대표적이다. 국민연금이 정부 정책을 그대로 쫓아 의사결정을 한다면 그건 연금사회주의다.” 
 
◆특별취재팀=강기헌·최선욱·안효성·전수진·하남현·조현숙 기자, 신경진 중국연구소 소장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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