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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화성탐사 놓고도 치열한 신경전…이번엔 中이 먼저 쐈다

중앙일보 2020.07.23 18:13
중국이 첫 화성탐사선을 쏘아 올렸다. 미국의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 조치로 미-중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상황에서다. 공교롭게도 두 나라가 화성 탐사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뛰어들면서 양국의 전장이 우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23일 중국 첫 화성탐사선 '텐원 1호' 발사
미 '퍼서비어런스'는 이달말 발사 예정
내년 2월 각각 화성 도착, 탐사 경쟁 예고

 
7월23일 중국 남부 하이난 원창 우주발사대에서 '창정5호'가 발사되고 있다. 창정5호에는 화성탐사선 톈원1호가 실렸다. 발사에 성공하면 7개월 뒤인 내년 2월 화성 궤도에 진입한다. [AFP=연합뉴스]

7월23일 중국 남부 하이난 원창 우주발사대에서 '창정5호'가 발사되고 있다. 창정5호에는 화성탐사선 톈원1호가 실렸다. 발사에 성공하면 7개월 뒤인 내년 2월 화성 궤도에 진입한다. [AFP=연합뉴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23일 오후 12시 41분 남부 하이난 원창 우주발사대에서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를 실은 우주발사체 '창정 5호'를 발사했다. 중국이 화성탐사선을 자체 개발 우주선에 실어 화성으로 올려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톈원 1호는 '궤도선'과 '착륙선', 탐사차량인 '로버'로 구성됐다. 총 무게는 5톤에 이른다. 이번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탐사선은 7개월 뒤인 내년 2월 중 화성 궤도에 도착한다. 궤도선은 1년간 화성 주변을 돌며 정보를 수집한다. 
 
그 사이 착륙선과 로버는 화성 표면을 향한다. 착륙예정지는 화성 북부 유토피아 평원이다. 1976년 미국 화성탐사선 바이킹 2호가 착륙했던 곳이다. 착륙선과 로버는 이곳에서 토양·지질구조·환경·대기 및 물에 대한 과학 정보를 수집한다. 탐사선은 화성 표면 샘플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올 예정이다.
 
7월 23일 중국 하이난 원창 우주발사센터에서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를 실은 우주발사체 ‘창정 5호’가 발사되고 있다. 중국은 발사일을 공개하지 않다가 이날 발사 1시간 뒤 영상과 함께 발사 성공 소식을 전했다. [글로벌타임스 트위터 캡처]

7월 23일 중국 하이난 원창 우주발사센터에서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를 실은 우주발사체 ‘창정 5호’가 발사되고 있다. 중국은 발사일을 공개하지 않다가 이날 발사 1시간 뒤 영상과 함께 발사 성공 소식을 전했다. [글로벌타임스 트위터 캡처]

지금까지 화성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구소련밖에 없다. 중국이 성공할 경우 우주 강국으로 가는 길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은 2011년 한 차례 화성탐사선 발사를 시도한 바 있다. 러시아 탐사선에 '잉훠1호'를 탑재해 쏘아 올렸지만 지구 궤도를 떠나지 못하고 실패했다. 
 
화성탐사선은 '톈원 1호'는 화성 궤도 비행과 착륙, 탐사 작업을 한꺼번에 수행한다. 지금까지 미국이 여러 차례에 나눠 시도한 임무를 한꺼번에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미국도 화성탐사선 쏜다…7개월 뒤 화성서 中과 격전

미국도 8월 중으로 화성탐사차량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를 발사한다. 퍼서비어런스는 아틀라스V 로켓에 실려 화성으로 보내진다. 
 
이달말 발사 예정인 미 나사의 화성 탐사차량(로버) '퍼서피어런스'(Perseverance)이미지. 퍼서피어런스 발사가 성공하면 내년 2월 화성 예제로 크레이터에서 미생물의 흔적을 조사한다. [AFP=연합뉴스]

이달말 발사 예정인 미 나사의 화성 탐사차량(로버) '퍼서피어런스'(Perseverance)이미지. 퍼서피어런스 발사가 성공하면 내년 2월 화성 예제로 크레이터에서 미생물의 흔적을 조사한다. [AFP=연합뉴스]

당초 지난 17일 발사 예정이었지만 최종단계에서 차질을 빚었다. 결국 20일, 22일로 두 차례 연기됐고 현재로써는 7월 30일 발사 가능성이 가장 크다. 늦어도 8월 15일 안에 발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먼저 탐사선을 쏘아 올린 것을 두고 CNN은 미국보다 앞서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은 톈원 1호 발사와 관련해 정확한 예정일을 공개하지 않았고, 발사 장면을 생중계하지도 않았다. 미국과의 신경전에다 발사에 실패를 우려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 탐사차량인 퍼서피어런스( Perseverance)를 탑재한 아틀라스 V로켓을 7월 30일 발사할 예정이다.[AFP=연합뉴스]

미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 탐사차량인 퍼서피어런스( Perseverance)를 탑재한 아틀라스 V로켓을 7월 30일 발사할 예정이다.[AFP=연합뉴스]

화성탐사선 발사는 지구와 화성의 공전 궤도와 주기, 거리 등의 이유로 이 시기를 놓치면 2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추가 비용 발생은 물론이고, 우주개발 경쟁에서 큰 차질을 피할 수 없다. 미국이 퍼서비어런스 발사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퍼서비어런스의 착륙지점은 화성 적도의 거대한 분지인 '이시디스 평원' 서쪽에 위치한 '예제로(Jezero) 크레이터'다. 이곳은 수십억 년 전 물이 흘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이다. NASA는 퍼서비어런스가 고대 미생물의 흔적을 비롯해 행성의 진화와 생명의 존재 등에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냉전시대 미-소 경쟁 못지 않은 미-중 우주 경쟁  

퍼서비어런스가 늦게라도 발사되면 내년 2월 화성에 도착한다. 중국의 텐션1호와 같은 시기에 화성에 도달하는 것이다. 두 탐사선의 착륙지점은 다르지만, 양국이 화성 정보 수집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CNN에 따르면 당초 미국과 중국의 과학자들은 우주 개발에 서로 협력해왔다. 중국이 첫 우주탐사선을 개발할 때도 NASA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미중무역전쟁에서 비롯된 갈등에 두 나라의 우주 개발은 냉전 시대 미소 대립만큼이나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중국의 '우주굴기'에 경쟁의 무대가 화성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2010년대에 들어 우주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주 개발을 통한 중국의 위대한 부흥'을 주문하면서다. 2016년 13차 5개년 계획 1순위를 우주탐사와 우주선 개발에 두고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22년까지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고 10년 뒤 달에 유인탐사선을 추가로 보내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1961년 3월, 니키타 흐루쇼프 전 소련 수상(왼쪽)과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미국과 구소련은1950~1980년대까지 우주 개발 분야에서 경쟁했다. [연합뉴스]

1961년 3월, 니키타 흐루쇼프 전 소련 수상(왼쪽)과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미국과 구소련은1950~1980년대까지 우주 개발 분야에서 경쟁했다. [연합뉴스]

미국은 중국의 추월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임기 초반 NASA에 우주비행사를 달과 화성으로 보내는 혁신적인 탐사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우주군 '스페이스 포스' 창설도 본격화했다. 창설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군사 안보 등 여러 측면에서 우주가 미래가 될 것"이라며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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