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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10년간 4000명 늘린다···전북엔 공공의대 세울듯

중앙일보 2020.07.22 21:4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세법 개정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3일엔 의과대학 입학정원 관련 당정협의가 열린다. 뉴스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세법 개정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3일엔 의과대학 입학정원 관련 당정협의가 열린다. 뉴스1

국내 의과대학의 입학정원이 대폭 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보건복지부는 ‘10년간 4000명 증원’ 방안에 합의해 23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23일 오전 회의를 열어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을 확정한다.
 
당정은 의료인력을 장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본다. 신종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데다 취약지역과 취약분야의 의료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이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의대 정원 확대는 민주당의 지난 4·15 총선 공약이기도 하다. 

 2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 앞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 앞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의사만 3000명 늘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 내부 자료에 따르면 10년간 의대정원을 4000명 증원한다. 구체적으로 지역 내 중증·필수의료 공백해소를 위한 지역의사 3000명을 비롯해 역학조사관 등 특수분야 의료인력 500명, 제약 등 응용분야 연구인력 500명이다. 당정 협의회에서 일부 규모가 변동될 수도 있다. 
 
지역의사는 특별전형 방식으로 선발한다. 지방 의대의 정원을 늘려 신입생을선발하고 장학금을 지급한다. 대신 지역에서 일정 기간 필수의료 분야에 근무해야 한다. 의무복무 규정을 어기면 장학금을 회수하고 의사면허는 취소·중지된다. 민주당은 의사들의 수도권 쏠림현상을 막고, 지방 의사 인력난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의대가 사라진 전북 남원 서남대. 중앙포토

의대가 사라진 전북 남원 서남대. 중앙포토

 

호남권에 의대 설립될 듯 

또 23일 당정 협의에서는 공공의대 추가 설립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폐교한 전북 남원의 서남대 의대 정원(49명)을 고려해 전북지역에 한 곳을 설립하는 게 유력하다. 전남지역에 의대가 없는 만큼 앞으로 이 지역까지 추가로 의대가 신설될 가능성도 있다. 공공의대는 복지부가 20대 국회에서 추진했으나 야당의 반대에 막혀 없던 일이 됐다. 재추진 방침은 지난달 2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연 3058명으로 동결됐다. 몇차례 증원을 추진했지만 의료계 반대를 넘지 못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의료인 보호조치를 요구하는 의료인. 뉴스1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의료인 보호조치를 요구하는 의료인. 뉴스1

 

의료인력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의료인력 규모는 최하위권 수준이다. OECD 보건통계(2018)에 따르면 한국의 임상의사는 인구 1000명당 2.4명이다. 한의사까지 포함한 것인데도 OECD 국가 평균(3.5명)을 밑돈다. 오스트리아의 임상의사는 인구 1000명당 5.2명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10년간 4000명을 늘리는 쪽에 의견이 모이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공공의대를 더 확대하자는 주장도 있다. 지난 2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적 공공의대를 권역별로 신설하고, 기존 의대 정원을 늘려 다양한 의료수요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에서 열린 의료 4대 악 대응 설문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입장발표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에서 열린 의료 4대 악 대응 설문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입장발표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협, "강행시 총파업 불사"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의사협회가 강력하게 반발해온 만큼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는 당장 총파업 카드를 꺼냈다. 의협은 22일 서울 용산구 임시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할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정책을 밀어붙이기만 한다면 수차례 파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의협은 “의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코로나 극복에 애썼는데 등에 비수를 꽂았다”고 반발한다. 일각에서는 “의사를 늘리면 꼭 필요하지 않은 수요를 유발해 국민의료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의료계를 계속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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