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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 원로' 예춘호 전 국회의원 별세…향년 94세

중앙일보 2020.07.22 18:36
고 예춘호 전 국회의원. 사진 사랑의 열매 제공

고 예춘호 전 국회의원. 사진 사랑의 열매 제공

 예춘호 전 국회의원이 2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고인은 부산 출신으로 동아대 경제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공화당 발기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6·7·10대 국회의원과 공화당 사무총장, 국회 상공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한 때 가까웠으나 박 전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위한 3선 개헌에 나서면서 결별하고 민주화운동에 힘썼다.  
 
고인은 지난 2015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친형이 동생을 대하듯 나를 대해주었다. 한 번은 내 지역구인 부산 영도에서 큰불이 났지만 일이 많아 내려갈 수가 없었는데 청와대에서 들어오라는 전화가 와 들어갔더니 박 대통령이 '지역구에서 큰불이 났다는데, 다녀왔느냐'고 물었다. 아직 다녀오지 못했다고 했더니 갔다 오라며 금일봉과 함께 군용기를 내줬다"고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위한 3선개헌을 추진하면서 둘 사이가 틀어졌다. 고인은 개헌에 반대했고 결국 공화당에서 제명됐다. 3선 개헌은 박 전 대통령의 3선을 목적으로 추진됐던 제6차 개헌으로, 대통령의 3선 연임 허용, 국회의원의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겸직 허용 등을 담았다.
 
10월 유신에도 정치권에서 가장 먼저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민주화운동의 길을 걸었으나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주모자로 지목돼 의원직을 박탈당하고 12년 형을 선고받았다.
 
출옥 후에는 민주화추진협의회의 결성을 주도하고 부의장을 맡았다. 1987년에는 조순형·제정구·유인태 의원 등과 함께 한겨레민주당을 창당하고 상임대표를 맡았다. 그러나 그해 4월에 치러진 13대 총선에서 지도부가 낙선하는 등 원내교두보 확보에 실패하자 정계를 떠났다.
 
이후 한국정치범동지회장, 한국사회과학연구소이사장, 영도육영회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서예와 낚시에도 일가를 이루어 많은 작품과 저서를 남겼다. 저서로는 『시대의 양심』, 『바보들의 낚시예찬』, 『사계절 낚시풍경』등이 있다.
 
유족으로 부인 황치애 여사와 예종석(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한양대 명예교수), 예종홍(국민대교수), 예종영(전 카톨릭대연구교수)씨 등 3남 2녀와 사위 박성준 대유미디어대표, 며느리 남영숙 주 노르웨이대사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이며 발인은 25일 오전 7시.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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