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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증인 다 빠진 ‘최숙현 청문회’…체육당국 질타 잇따라

중앙일보 2020.07.22 18:12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철인 3종경기 고 최숙현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가 22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 증인들이 선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철인 3종경기 고 최숙현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가 22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 증인들이 선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소속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국회 청문회가 22일 열렸지만, 핵심 증인 3인방이 모두 빠진 채 진행돼 ‘맹탕’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체육계와 관계당국의 업무 처리 과정을 비판한 가운데 관계기관들은 책임을 회피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김규봉 감독·안주현 ‘팀닥터’·장윤정 선수 다 빠져
여야 의원 당국 비판…책임회피 답변에 날선 반응

 최 선수를 폭행한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 중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이는 김도환 선수 한 명뿐이었다. 나머지 김규봉 감독과 ‘팀닥터(운동처방사)’ 안주현씨, 주장 장윤정 선수는 동행 명령장을 발부했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승수 미래통합당 의원은 “최근 청문회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핵심 증인들이 출석을 거부하고 안 나오는 거다. 두 번째는 주요한 청문회의 주요한 자료들이 정부로부터 또 관련 기관으로부터 제대로 제출이 안 되고 있다”면서 “벌써 수주 전에 요구한 자료조차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관계당국의 업무 처리에 질타를 쏟아낸 것은 여야 의원을 가리지 않았다. 배현진 통합당 의원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을 향해 “최 선수는 인권위가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권위를 비롯해 체육계, 검찰, 경찰 등 다양한 기관에 신고를 넣었다”고 지적했다.
고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뒤늦게 인정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의 김도환 선수가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고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뒤늦게 인정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의 김도환 선수가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선수가 경주시에 민원을 접수한 게 2월 6일인데 다섯 개 기관에 진정을 냈다”면서 “결국 4개월 20일이 지나서 최 선수는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금 체육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악마의 맷돌’이다. 모든 게 메달과 포상금, 연금이 그 맷돌 속에 다 갈려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상직 민주당 의원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게 “대한체육회의 선수 인권 보호 시스템은 고장났다고 본다”고 했고, 윤상현 통합당 의원은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에게 “체육회는 피해자를 전혀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가해자를 보호했다. 오히려 방조를 했다”며 “피해자의 호소보다는 가해자들의 영향력에 놀아나는 게 결국 경주시체육회”라고 질타했다.
 
 이 같은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체육계,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인권위원회, 경주시청 등이 책임 회피 성격의 답변을 하자 의원들이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른바 ‘팀닥터’라고 불린 안씨가 출석하지 않으면서 그에 대한 의혹도 더욱 증폭됐다. 박정 민주당 의원이 안씨가 근무한 적이 있는 경북 경산시 한 내과의원 이모 원장에게 “안씨와 무슨 관계냐”고 묻자 이 원장은 “처제의 남자친구”라고 답했다. ‘처제와의 관계 때문에 병원에 취업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교회를 통해 (안씨를) 알게 됐지 처제를 통해 알게 된 게 아니다”고 했다.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뒤는 최숙현 선수 어머니와 동료 선수와 가족. [뉴스1]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뒤는 최숙현 선수 어머니와 동료 선수와 가족. [뉴스1]

 
 그러면서 이 원장은 “(안씨가) 의료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씨는 최 선수 사망 사건이 불거진 후 의료 면허는 물론 물리치료사 자격증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원장은 “(안씨가) 의료행위가 아니라 간단하게 스포츠마사지를 1~2분 해줬다”고 말했다.
 
경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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