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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근 셸턴, 세계 돈 흐름 바꾸는 Fed 이사 꿰찰까

중앙일보 2020.07.22 17:42
미 연방준비제도(Fed) 빌딩. 중앙포토

미 연방준비제도(Fed) 빌딩. 중앙포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린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Fed의 결정에 따라 전 세계 돈의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세계금융시장이 Fed의 이사 지명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이런 자리의 무게로 인해 Fed 이사 후보자 자격에 대한 논쟁에도 불이 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드 인사’ 논란에 휩싸인 주디 셸턴 Fed 이사 후보가 그 한가운데 서 있다.  
 
일단 Fed 이사직을 향한 첫 번째 관문은 통과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셸턴과 크리스토퍼 월러 세인트루이스 연은 부총재의 Fed 이사 인준안이 가결됐다. 하지만 상원 전체 인준안 투표에서 셸턴이 살아남을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미국 언론의 분석이다.
 
셸턴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것은 Fed 이사의 중요성 때문이다. Fed 이사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갖는다. FOMC에서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한 7명의 Fed 이사와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준) 총재, 4명의 지역 연준 총재까지 12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지역 연준 총재는 순번에 따라 투표권을 갖는다.
 
금리 결정 등 통화정책 결정의 최고 결정기구의 일원인 만큼 시장은 통화 긴축(매파)이나 완화(비둘기파)와 같은 Fed 이사의 성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는 정치적 중립성 등도 중요한 덕목으로 꼽힌다.
 
주디 셸턴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후보자. [AP=연합뉴스]

주디 셸턴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후보자. [AP=연합뉴스]

문제는 셸턴 후보자에게 이런 잣대를 적용하면 결격사유 투성이라는 데 있다. 셸턴은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비공식 경제 고문을 맡아왔다. 백악관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절친’이다. 백악관의 자기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는 것이 손바닥 뒤집듯 변한 시각이다. 시중에 돈을 푸는 완화적 통화정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저금리 옹호론자로 돌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Fed 관련 전문가들은 셀턴이 Fed를 정치화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시대의 산물이 된 금본위제(통화가치를 금에 연동시키는 고정환율제)를 지지하며 통화정책의 비주류에 속한 것도 Fed 안팎에서 마뜩잖은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Fed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던 데이비드 월콕스는 “위기가 한창인 데 반세기 전 버려진 아이디어를 재탕할 시간이 없다”며 “Fed는 직업훈련소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Fed 의장. AP=연합뉴스

셸턴이 ‘포스트 파월’을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가능성은 작아지고 있지만,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셸턴이 2022년 초 임기가 끝나는 파월의 뒤를 이어 Fed 의장직을 꿰찰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란과 예상 속에 셸턴이 Fed 이사직에 오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상원 은행위원회의 인준은 받았지만 상원 전체투표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 민주당의 반대 속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나오면 낙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셰러드 브라운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을 Fed 이사로 두는 것은 상황을 더 나빠지게 할 수 있다”며 “미국 경제와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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