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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속 터널서 과속 질주"…'32대 연쇄추돌' 사매2터널 사고원인 보니

중앙일보 2020.07.22 16:26
지난 2월 18일 전북 남원시 사매면 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2터널 연쇄 추돌사고 현장에서 현장감식 조사관들이 곡물 수송 화물차 아래를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2월 18일 전북 남원시 사매면 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2터널 연쇄 추돌사고 현장에서 현장감식 조사관들이 곡물 수송 화물차 아래를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터널 속 연쇄 추돌사고로 42명의 사상자를 낸 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2터널 참사를 수사해 온 경찰이 최초 추돌사고를 낸 화물차 운전자 등 6명을 검찰에 넘기며 사건 조사를 마무리했다. 
 

터널 내 사고…5명 사망·37명 중경상
32대 중 11대 과속…다닥다닥 운전도
경찰, 최초 추돌 기사 등 6명 檢 송치
"도로공사는 매뉴얼 따라 제설 결론"

 전북 남원경찰서는 22일 "지난 2월 사매2터널에서 첫 추돌사고를 내고도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A씨(30) 등 6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사한 혐의로 입건됐으나 당시 사고로 숨지거나 종합보험에 가입한 운전자 등 6명에 대해서는 불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넘겼다. 
 
 25t 화물차 운전자인 A씨는 당시 최초 추돌사고를 내고도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과속과 안전거리 미확보 등 안전운전 의무를 지키지 않은 B씨(41) 등에겐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월 17일 오후 12시20분쯤 남원시 사매면 순천~완주고속도로 상행선 사매2터널(완주 방향)에서 트레일러와 트럭 등 차량 32대가 연쇄 추돌해 5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사고가 난 지역에 갑자기 폭설이 내려 눈이 쌓이고 도로가 언 상태에서 운전자 일부가 ^과속 ^안전거리 미확보 ^전방주시 태만 등 안전운전 의무를 준수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17일 오후 12시30분쯤 순천~완주고속도로 상행선 사매2터널에서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월 17일 오후 12시30분쯤 순천~완주고속도로 상행선 사매2터널에서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당시 참사는 A씨가 몰던 25t 화물차가 앞선 장갑차를 실은 군용차량을 올라탄 상태로 약 10초 동안 끌려가는 추돌사고가 난 게 발단이 됐다. 사고 후 두 차량이 멈춰 서자 뒤따르던 트럭과 승용차들이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잇따라 추돌사고를 냈다. 
 
 터널 안이 차량으로 뒤섞인 상황에서 1만8000ℓ 질산을 실은 탱크로리 화물차가 덮치면서 사고를 키웠다.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한 질산 탱크로리 화물차가 터널 내부 결빙 구간에서 미끄러져 전도되면서 연쇄 추돌이 발생했다. 이후 PVC 수송 화물차와 곡물 수송 화물차가 잇따라 부딪힌 후 화재까지 발생하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경찰은 1차 사고를 낸 A씨를 원인 제공자로 보고 수사해 왔다. A씨는 경찰에서 "앞서가던 군용차량이 감속해 엔진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이려고 했으나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군용차량 위로 올라탔다"며 "앞차에 끌려가던 차량이 이탈된 뒤 방향 조절이 불가능해 멈춰 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북 남원 지역은 지난 2월 16일 오후 8시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17일 오후까지 최대 8.7㎝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사고가 난 2월 17일에는 대설특보에 강풍까지 겹쳤다. 
 
지난 2월 18일 전북 남원시 사매면 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2터널 연쇄 추돌사고 현장에서 불에 탄 화물차가 견인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2월 18일 전북 남원시 사매면 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2터널 연쇄 추돌사고 현장에서 불에 탄 화물차가 견인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도로교통법상 폭우·폭설·안개 등으로 가시거리가 현저히 줄어들거나 눈이 쌓여 노면이 얼어붙는 경우에는 각 도로에 규정된 제한속도의 절반으로 운전해야 한다. 순천~완주고속도로는 제한속도가 시속 100㎞여서 당시 운전자들은 시속 50㎞ 이하로 운전해야 했지만, 사고 차량 32대 중 11대가 제한속도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시속 99㎞로 달린 차량도 있었다. 사고 당시 폐쇄회로TV(CCTV) 분석 결과 터널에 진입한 일부 차량은 앞차와 거리를 벌리지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제설 작업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관련 매뉴얼에 따라 제설 작업을 하고 소방시설과 비상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업무상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점이 발견되지 않아 내사 종결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사고 당시 사매2터널이 있는 임실IC~전남 동순천 구간(85㎞)에 이틀 동안 소금 700t과 염화칼슘 110t이 살포됐다. 도로공사 측은 사고 전날인 2월 16일 오전 0시부터 제설차 32대를 동원해 1시간 단위로 제설제를 뿌린 것으로 조사됐다. 
 
 서승현 남원경찰서 경비교통과장은 "경찰은 사고 발생 직후 사상자에 대한 구호 활동을 시작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 기관과 합동으로 조사를 진행했다"며 "운전자들이 속도와 차간 거리, 전방주시 등 교통법규를 제대로 지켰다면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원=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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