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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추행 검사'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신상정보 공개·고지는 없어

중앙일보 2020.07.22 15:24
함께 일하는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A 전 검사가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뉴스1]

함께 일하는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A 전 검사가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뉴스1]

 검찰 여성 수사관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A(49) 전 검사가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정성완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A 전 검사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도 함께 부과했지만,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은 하지 않았다. A 전 검사는 지난해 11월 소속부 회식 중 여성 수사관의 신체를 추행한 혐의를 받고 품위 손상을 이유로 지난 5월 해임됐다. 
 

"자녀들 영향 받을까 봐…" 최후변론 통했나

 양복 차림으로 마스크를 낀 채 법정에 들어온 A 전 검사는 법대를 마주 보고 서서 선고를 들었다. 지난 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년 6월을 구형하며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 5년간의 취업제한 명령도 부과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A 전 검사측은 "신상정보가 고지될 경우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재범의 위험성이 없으니 신상정보 공개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정 부장판사는 A 전 검사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범행의 내용이나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A 전 검사가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도 불리한 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하고 있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다른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선고형을 정했다"고 말했다. 정 부장판사는 선고 막바지에 A 전 검사가 '신상 정보 등록 대상자'임은 공지했다. 하지만 따로 등록된 정보를 공개하거나 고지하는 명령은 하지 않았다. A 전 검사는 선고 이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빠르게 법원을 빠져나갔다.
 

누가 신상정보 공개·고지 대상자 되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성폭력 범죄 중 강간·강제추행 등의 범죄로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사람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된다. 법원은 정보 등록 대상인 성범죄로 유죄판결을 선고할 때 피고인이 등록대상자라는 사실과 신상정보 제출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등록대상자는 관할경찰서장 등에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직업, 연락처, 신체정보와 등록 차량 정보까지 제출해야 한다. 또 등록대상자는 정면, 좌·우측 상반신 및 전신을 컬러 사진을 촬영해 정보제출기관에 저장·보관해야 한다. A 전 검사도 자신의 유죄 판결이 확정된 이후 정보를 등록할 의무가 생긴다. 
 
하지만 신상 정보를 등록한다고 해서 모두 공개·고지 대상자가 되는 건 아니다. 성범죄자 알림e 같은 정보공개 사이트에 신상정보를 게시하거나 이웃들에게 고지하려면 법원의 선고가 따로 필요하다. A 전 검사의 경우에 재판부는 신상 정보를 공개하거나 고지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 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왜 A 전 검사에게 공개·고지 명령을 하지 않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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