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 이와중에 여행 캠페인…정작 아베는 휴가 취소하고 '집콕'

중앙일보 2020.07.22 15:23
일본에서 여행 경비의 절반을 정부가 대신 내주는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 캠페인이 22일 예정대로 시작됐다.
 

'고 투 트래블' 22일부터 강행
코로나19 우려 속 도쿄 빼고 시행
담당부서도 직전까지 세부지침 몰라
여행업자들 "도와준다더니 더 괴롭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와 경기 살리기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다 결국 도쿄만 제외하고 강행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캠페인을 총괄하는 국토교통성은 시행 전날까지도 정확한 지침을 내놓지 못해 현지에선 ‘개문발차(槪聞發車:문을 열어둔 채로 출발)'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캠페인 시작 하루 전인 지난 21일 도쿄에선 여행업자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열었다. 하지만 여행업 관계자들은 설명회 내내 “어떻게 운용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쏟아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전했다.  
 
지난달 24일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관광지 아사쿠사에서 기모노를 입은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관광지 아사쿠사에서 기모노를 입은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특히 캠페인 대상에서 갑작스럽게 도쿄를 제외한 것과 관련 “일찍부터 여행을 계획한 사람도 많다. 손님은 잘못이 없어 취소 수수료를 내라고 말하기 어려운데 어떡하냐”, “이미 취소 수수료를 받은 경우는 어떻게 돌려줘야 하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그러나 지난 17일 겨우 문을 연 사무국 측은 “정부가 결정한 거니 이해해달라”, “결정된 사항은 관광청 홈페이지를 봐달라”라는 답변만 내놓았다고 한다. 
 

관련기사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단체여행 참여자 전원이 취소하면 몰라도 한 사람이라도 여행을 강행하면 진행해야 한다. 버스 요금 등을 내고 나면 적자가 된다”며 “여행업자를 도와주겠다며 시작한 사업이 오히려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혼란스럽기는 여행객도 마찬가지다. 도쿄의 한 남성(44)은 “취소 수수료를 준다 하더라도 여행은 갈 것”이라면서 “도쿄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도쿄 도민에겐 다른 형태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도쿄를 캠페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도쿄 여행을 취소해 생긴 손해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상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생각지 못한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나흘 만에 방침을 뒤집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방침으로 (국민들에) 폐를 끼쳤으니 정부가 보상할 수밖에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국토교통성 간부는 요미우리 신문에 “역풍이 이 정도까지 거세게 불 줄은 생각 못 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19일 일본 후지산에서 서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야마나시현 가와구치 호수 주변에서 마스크를 쓴 관광객들이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19일 일본 후지산에서 서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야마나시현 가와구치 호수 주변에서 마스크를 쓴 관광객들이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캠페인 시기도 급작스럽게 결정됐다. 당초 8월 초쯤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4일 연휴를 앞둔 22일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2주를 앞당기는 바람에 현장에선 혼란이 이어졌다.
 
일본 정부가 한 번 정했던 정책을 뒤집은 일은 ‘고 투 트래블’ 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관련 재난지원금을 일부 피해를 본 경우에만 30만엔씩 주기로 했다가 전국민에 10만엔씩 주도록 방침을 바꾼 것이나, 검찰의 정년을 연장하기 위해 검찰청법을 개정하려 했다 중단한 것 등 모두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부 방침을 뒤집은 케이스다. 
 
이와 관련 자민당의 전직 각료도 “정부 대응이 너무나 쉽게 흔들린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지난 2018년 5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골든위크를 맞아 일본 야마나시(山梨)현 야마나카코무라(山中湖村)의 한 골프장에서 대학시절 친구들과 함께 골프를 즐기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지난 2018년 5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골든위크를 맞아 일본 야마나시(山梨)현 야마나카코무라(山中湖村)의 한 골프장에서 대학시절 친구들과 함께 골프를 즐기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3일부터 시작되는 연휴 동안 야마나시(山梨)현 후지산 인근의 별장에서 휴식을 취하려던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매년 별장에서 골프를 즐기며 휴가를 보냈으나, 올해는 도쿄도를 벗어나 휴가를 즐기면 더욱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킬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