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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첫 檢조사받은 한동훈 "10초 대화로 공모 성립 어렵다"

중앙일보 2020.07.22 11:30
한동훈 검사장이 2019년 10월 서울 대검찰정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한동훈 검사장이 2019년 10월 서울 대검찰정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이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사흘 앞두고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22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전날 민주언론시민연합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한 검사장을 소환했다고 밝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2∼3월 이모(35) 전 채널A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의혹을 취재하기 위해 수감 중인 이철(55)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편지 5통을 보내 협박하는 데 한 검사장이 공모한 것으로 보고 지난 4월 고발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사흘 앞두고 검찰 출석

 
한 검사장은 지난 2월 부산고검 차장검사실에서 이 기자를 만나 취재 목적과 경과를 듣고 “그런 건 해볼 만하다” “그런 것 하다가 한두 개 걸리면 된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파일을 입수한 뒤 이 전 기자와 공모 혐의를 뒷받침한다고 본다.

 
이철 전 대표도 지난 3월 부인과 딸에게 보낸 편지를 수사팀에 제출하면서 “공포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편지에는 “기자가 나에게 보내온 편지의 내용처럼, 수사를 진행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라고 적혔다. 이 전 기자는 지난 2월 이 전 대표 측 가족을 만나려 경기도 양주의 아파트를 찾기도 했다.  
 
반면 이 전 기자 측은 “유시민 이사장과 관련된 사건은 당시 이미 언론에 제기된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한 검사장 측도 부산고검 차장검사실에서 녹음된 대화 중에 한 검사장이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언급한 시간이 10초 정도에 불과해 공모 관계가 성립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협박 수단인 편지의 내용과 발송 시점에 대한 대화가 없었던 점도 공모가 아니라는 증거라고 본다.

이모 전 채널A기자 녹취록 전문 KBS 보도 팩트체크.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모 전 채널A기자 녹취록 전문 KBS 보도 팩트체크.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 전 기자 측 변호사는 “‘신라젠 사건 관련 여권 인사들’만을 취재 중이라고 한 적이 전혀 없다”며 “가족을 찾아다닌다는 말은 ‘가족의 비리’를 찾는다는 게 아니라 이 전 대표가 중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가족과 접촉이 되면 설득해보겠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녹취록 놓고 검찰 내부에서도 ‘악마의 편집’ 등 해석 분분

 
한 검사장 발언에 대한 해석은 검찰과 피의자 측뿐만 아니라 검찰이나 언론 내부에서도 엇갈린다. 대검찰청 형사부 실무진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해석을 놓고 ‘악마의 편집’이라는 평가를 했다. 최근에는 KBS도 두 사람 대화 내용을 사실과 달리 보도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구속영장 일부도 함께 공개하면서 “언론 보도가 구속영장 범죄사실의 표현과 구도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이 한 달 뒤인 3월 10일 오전 한 검사장과 이 기자의 카카오 보이스톡 통화도 주목하고 있다’는 MBC 보도 역시 이 기자가 소환 조사 당시 몰랐던 내용으로 증거관계가 언론에 먼저 유출됐다고 변호인은 주장했다.

 
오는 24일에는 이번 수사의 타당성 등을 검토할 대검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린다. 심의위에서는 수사팀과 이 전 기자, 한 검사장이 각각 의견을 진술한다. 의견 진술 뒤 심의위 15명 위원들은 ①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지 ②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에 대한 공소제기를 할 지 표결에 들어간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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