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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코로나, 더 나아지기 전에 악화할 것"

중앙일보 2020.07.22 07: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석달 만에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재개했다. 그는 "상황이 더 나아지기 전에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석달 만에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재개했다. 그는 "상황이 더 나아지기 전에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금보다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 코로나19 정례 브리핑 석달 만에 재개
"곧 사라질 것" 낙관론 접고 악화 전망 이례적
파우치 박사 등 전문가 배석 없이 26분 진행
"중국 바이러스에 세계가 고통…미국은 낫다"

 
코로나19가 곧 사라질 것이라며 낙관론을 펴온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석 달 만에 부활시킨 백악관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아마도 불행하게도 (코로나19) 상황이 더 나아지기 전에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지만, 상황이 그렇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하더라도 경제 활동을 완전히 접는 '셧다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셧다운은 지속할 수 있지 않다"면서 경제적 피해가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착용에 관한 입장도 바꿔 적극적으로 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수 없는 경우 마스크를 쓰도록 모든 사람에게 요구한다. 마스크를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마스크는 효과가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을 때도 "나는 쓰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했다. 하지만 미국 내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지지율이 떨어지자 전날 "마스크 쓰는 게 애국"이라며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에서 "나는 마스크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애국심에 대해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미국인에게 모범을 보이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걸 갖고 다닌다"면서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말 백악관 브리핑을 중단한 지 3개월 만에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당시 살균제를 인체에 주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게 어떻냐는 발언 등 비과학적 언급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참모들 권고에 따라 브리핑을 중단했다. 
 
하지만 그때보다 지지율이 더 하락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 여론이 높아지자 백악관은 격론 끝에 브리핑을 부활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장, 데버러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 등 보건의료 전문가 배석 없이 홀로 26분간 브리핑을 진행했다. 
 
최근 여론 악화를 의식해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한결 진지하면서 절제된 태도를 보였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방어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TV만 시청하면 미국이 '중국 바이러스'로 고통받는 유일한 나라라고 생각하겠지만 많은 나라가 매우 심하게 고통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대부분 경우보다 훨씬 상황이 낫고, 사망률도 낮다"고 말했다.
 
해외 사정에 어두운 국민에게 코로나19는 세계가 함께 겪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사망률' 언급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사망률은 세계에서 7번째로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플로리다·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남부 '선 벨트'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종국적으로는 "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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