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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여행부터 AI 홈트까지"…'코로나 블루'가 키운 모바일 앱들

중앙일보 2020.07.22 07:00
여행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은 지난달 온라인 여행 체험 서비스 '랜선투어'를 출시했다. 이 회사는 원래 이색적인 오프라인 여행 상품을 판매해 급성장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줄자, 마이리얼트립은 이색여행을 온라인으로 그대로 흡수했다. 영국 런던, 이탈리아 남부 등 해외 각지에 사는 여행 가이드가 온라인으로 현지의 유명 관광지를 구경시켜주는 상품을 만든 것. 
이 회사의 랜선투어 상품에는 가이드가 직접 촬영한 영상과 사진이 들어간다. 오는 24일 저녁 9시에 열리는 '신기환 가이드의 내셔널갤러리 투어'는 런던에 사는 미술관 도슨트 출신 신기환씨가 런던의 내셔널갤러리 속 주요 작품들을 90분에 걸쳐 설명할 예정이다.
마이리얼트립이 지난달 처음 선보인 온라인 여행 체험 서비스 '랜선투어' 안내 화면. [마이리얼트립]

마이리얼트립이 지난달 처음 선보인 온라인 여행 체험 서비스 '랜선투어' 안내 화면. [마이리얼트립]

코로나19 이후 '코로나 블루'(우울·불안감)를 호소하는 사람들을 돕는 '온택트 (ontact) 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온택트란 온라인(online)으로 외부와 연결한다(contact)는 신조어다.
 
많은 사람들이 예전처럼 오프라인으로 외부 활동을 못하는데다 가까운 이들과의 교류가 줄어 외로움, 고립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온택트 앱은 이럴 때 스마트폰으로 야외 활동을 대리 체험하거나 온라인으로 타인과 공감하는 기회를 열어준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즐기는 '홈트'(홈+트레이닝) 서비스도 대표적인 온택트 앱이다. 홈트 앱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있었다. 그땐 유튜브를 보면서 동작을 따라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와 정보기술(IT)을 만나 홈트 앱이 빠르게 진화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VX가 만든 '스마트홈트' 앱이나 한국 스타트업 위힐드가 선보인 '라이크핏'은 모두 인공지능(AI)이 '운동 선생님' 역할을 한다.
 
라이크핏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운동하는 사람의 자세를 인식해 동작을 바로 잡아준다. '챌린지'(도전) 기능을 이용하면 AI가 챌린지 참가자들의 운동 여부를 판단해 운동량을 측정한다. 위힐드 측은 "사람들의 운동 데이터 2000만 건을 확보해 이 데이터로 이용자들의 건강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현실(VR) 스타트업 어메이즈VR은 과거 대규모 공연장에서 진행하던 콘서트를 실내에서 구현하는 'VR 이머시브(몰입)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콘서트장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화려한 무대, 빵빵한 음질을 VR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게 목표다. 이 회사는 VR 콘서트를 만들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차리고 미국 유명 엔터테인먼트사 락네이션과 계약을 체결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80만명을 넘은 미국에서는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당분간 오프라인 콘서트는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승준 어메이즈VR 대표는 "소비자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음악, 영상 수요는 되레 폭발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을 만날 접점이 줄어든 미국 현지 기획사에서 VR 콘서트를 만들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상통화 기반 서비스도 코로나19로 각광받는 분야다. 실제 얼굴을 마주하고 만날 수 없으니 모바일 영상 통화가 크게 늘었다. 전세계 사용자를 1대 1로 무작위 연결하는 영상 메신저 앱 '아자르'는 올해 상반기 앱 내에서 총 130억건의 대화가 성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0% 늘어난 수치다. 아자르를 운영하는 하이퍼커넥트 송영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세계적인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이 외로움, 고립감을 피하고 서로 연결되어 있으려고 하는 심리가 강해지는 것 같다"며 "실제 만나 떠들썩하게 대화하는 경험보단 못해도, 비슷한 상황을 겪는 이들과 온라인상 느슨한 연결에서 대리 만족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최신 IT 기술의 원산지인 미국 실리콘밸리도 사람들과 사람들을 이어주는 각종 서비스가 인기다. 
미국 홈 사이클링 업체 '펠로톤'은 코로나로 대박이 난 대표적인 회사다. 2012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매출이 작년 대비 66% 늘어난 5억2460만달러(약 6440억원)를 기록했다. 매달 가입비 12.99달러(약 1만5600원)를 내면 모니터가 장착된 스피닝(고정된 자전거에서 페달을 빠르게 돌리는 운동)을 하면서 다양한 운동 콘텐트를 즐길 수 있다. 이 자전거에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동 조언도 받을 수 있다. 운동에 구독 서비스를 접목하면서 '피트니스계의 넷플릭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홈트계의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펠로톤 서비스. [펠로톤]

'홈트계의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펠로톤 서비스. [펠로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여행 업계가 사실상 붕괴하면서 타격을 입은 에어비앤비도 온라인 체험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회심의 일격을 노리고 있다. 온라인으로 K팝 댄스를 배우거나 K뷰티를 배우는 프로그램도 있다. 4월에 출시된 온라인 프로그램은 출시 두 달만에 약 100만달러(약 12억원) 규모의 예약을 받았다.  
 
넷플릭스는 친구들과 함께 '빈지 워칭'(한꺼번에 시즌제 드라마 등을 몰아보는 것)을 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었다. PC 크롬 브라우저에서 '넷플릭스 파티' 기능을 켜면 친구들과 같은 드라마·영화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채팅을 할 수 있다.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 끄는 앱 '하우스파티'는 최대 8명이 즐길 수 있는 그룹 영상 통화 앱이다. 지난해 12월 1000만명 수준이었던 하우스파티의 MAU(월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 3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2억명으로 급증했다. 페이스북도 4월 최대 50명이 화상통화를 할 수 있는 '메신저룸'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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