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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행정수도 완성하자"는데···정작 KTX역 하나 없는 세종시

중앙일보 2020.07.22 06:00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에서 나왔다. [중앙포토]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에서 나왔다. [중앙포토]

 지난 20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행정수도를 제대로 완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 더 적극적 논의를 통해 청와대와 정부부처도 모두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원내대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해야"
행정수도 하려면 접근교통망 개선 필수
"세종시 중심부에 KTX세종역 신설해야"
오송역~세종 연결 강화가 효율적 주장도

 현재 세종시에는 18개 정부 부처 가운데 총리실과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등 모두 12개가 이전해 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대로라면 나머지 6개 부처와 국회, 청와대까지 세종시에 모이면 명실상부한 '행정수도'가 완성되는 셈이다. 물론 '행정수도'는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여권은 여야가 합의한다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교통 전문가들은 모든 부처와 청와대, 국회가 세종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행정수도'가 마무리되는 게 아니라고 지적한다. 세종시로 접근하는 대중교통이 열악한 데다 세종시 내부의 교통 체계 역시 부실하기 때문이다. 
 
정진혁 연세대 교수는 "행정수도 수준으로 기능 향상을 목표로 한다면 불만이 많은 세종시로의 접근 교통망 개선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응철 인천대 교수도 "행정수도의 핵심기능은 기본적으로 대국민 서비스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본전제가 빠르고 편리한 접근인데 현재의 교통체계는 상당히 불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세종시의 관문은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 있는 KTX 오송역이다. [뉴시스]

현재 세종시의 관문은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 있는 KTX 오송역이다. [뉴시스]

 특히 세종시 안에 KTX역이 없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세종시는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 있는 KTX 오송역을 사실상의 관문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준호 한양대 교수는 "서울에서 KTX 오송역까지 1시간이 걸리고, 추가로 세종 시내까지 30분 이상을 더 이동해야 하는 상황은 상당히 소모적"이라며 " 
"서울역이 서울 도심부에 자리 잡고 있듯이 세종시 중심부에도 '세종역'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접근성 개선 없이 행정수도 완성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KTX를 이용해 세종시를 방문하려면 KTX 오송역에서 내려 2~3개의 노선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이용해야만 한다. 버스는 배차 간격이 10분 정도이며 세종 시내까지 이동에는 20~30분가량 소요된다. 환승 대기시간과 승차시간을 합하면 40분 가까이 걸린다. 택시는 요금이 2만원 정도로 부담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수도 "접근교통망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은 탓에 세종시를 오갈 때 그동안 지불한, 그리고 앞으로 지불해야 할 경제적 비용이 너무 크다"며 "지금 기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기형적인 노선을 바로 잡기 위한 노선 신설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세종시 중심부에 지하 역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세종시가 신설을 요구하는 KTX역과 ITX역 위치도. [출처 세종시]

세종시가 신설을 요구하는 KTX역과 ITX역 위치도. [출처 세종시]

 
 세종시도 KTX 세종역을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9일 시정 브리핑에서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 일대에 KTX 세종역을 신설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KTX 선로가 지나는 선로 위에 역사를 건설하는 방식으로 총 사업비는 1425억원으로 추산됐다. 외부연구기관에 의뢰한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 분석(B/C)은 0.86이 나왔다고 한다.  
 
 세종시는 또 기존 경부선 철도에서 세종시 중심부까지 이어지는 ITX 지선 신설도 제시했다. 총 사업비는 8500억원으로 개통 목표는 2030년으로 잡고 있다. 계획대로 된다면 시속 150㎞대의 ITX-새마을을 이용해 세종시에서 서울역까지 직통은 68분, 주요 역 경유 시에는 74분이면 주파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 시장은 "KTX역과 ITX 역은 세종시 미래를 좌우하는 필수 기반시설로 행정수도를 완성하기 위한 핵심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곧바로 "현재 여건하에서는 경제성이 부족해 KTX 세종역 신설을 추진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종시가 주장하는 역은 부본선(대피선) 없이 본선에 고속열차를 세운다는 계획이어서 안전에 문제가 많고, 열차 운영에도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오송역의 수요감소 등을 우려해 충북 지역에서 세종역 신설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도 큰 걸림돌이다.   
충북 지역에서는 KTX 세종역 신설을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지역에서는 KTX 세종역 신설을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ITX 세종역도 현재 수립 용역이 진행 중인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2021~2030년)'에 포함될지가 불투명하다. 우선 이 계획에 포함돼야 향후 실질적인 추진이 가능하다. 그러나 철도 건설 관련 민원이 워낙 많아 포함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일부에서는 KTX 오송역과 세종역 간 연계교통 수단을 강화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버스 보다 진화된 S-BRT(슈퍼 BRT)를 구축하고, 모노레일이나 PRT(personal rapid transit, 개인 급행 교통수단)도 투입하자는 내용이다. KTX 세종역이 세종시 중심부로 들어오지 않는 한 오송역과 상황이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굳이 '행정수도'까지 언급할 필요 없이 현재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기능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세종시로 연결되는 교통망은 제대로 손을 봐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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