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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벤처캐피탈 띄운 文···“벤처 육성” “재벌 특혜” 與 시끌

중앙일보 2020.07.22 06:00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왼쪽)과 박용진 의원(오른쪽).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두 사람은 지난달 11일과 26일 각각 기업형 벤처캐피탈(CVC)관련 토론회를 열고 서로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왼쪽)과 박용진 의원(오른쪽).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두 사람은 지난달 11일과 26일 각각 기업형 벤처캐피탈(CVC)관련 토론회를 열고 서로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연합뉴스]

“대기업 자본이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에 흘러가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다. 규제를 깨자.” (김병욱 민주당 의원)

“지금도 기업의 벤처 투자는 잘 되고 있다. 굳이 금산분리 훼손, 불법 승계 악용 우려를 만들 필요가 있나.” (박용진 민주당 의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corporate venture capital) 도입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이견이 분분하다. 관련법을 개정할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과 정무위 소속 ‘재벌 저격수’로 유명한 박용진 의원이 21일 CVC를 두고 서로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이젠 CVC 규제 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부가 재정 투입 외에도 기업 투자를 적극 유도해야만 코로나로 인한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박 의원은 “CVC 도입이 실제 시중 유동자금의 벤처 투자 유입 효과를 내는지는 더 따져봐야 한다”며 “혁신성장에 CVC가 꼭 필요하냐”고 실효성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여당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돌파할 부양책으로 CVC 도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CVC도 조속히 결론을 내고 도입하는 등 혁신성 높은 벤처 기업에 시중의 유동성이 유입되는 환경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정부가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CVC 제한적 허용 검토”를 밝힌 지 50일 만에 대통령이 속도전을 주문했다. 부동산 시장에 몰리는 시중 여유자금을 벤처 투자로 돌리겠다는 계획도 시사했다.
 
박용진 의원은 "2018년 재계서도 사실상 현행 제도로도 벤처에 충분히 투자할 수 있다고 의견을 낸 바 있다"고 주장한다. 임현동 기자

박용진 의원은 "2018년 재계서도 사실상 현행 제도로도 벤처에 충분히 투자할 수 있다고 의견을 낸 바 있다"고 주장한다. 임현동 기자

 
CVC는 쉽게 말해 기업 산하 투자회사(VC)다. 미국 구글의 지주사 알파벳이 2009년 설립한 ‘구글벤처스(GV)’가 대표적 예다. GV는 2012년 블루보틀(커피), 2013년 우버(택시)에 투자하며 성공 사례를 썼다. 하지만 현행 국내법은 CVC를 금지한다. 투자금을 조달·공급하는 CVC가 ‘금융사’로 분류되는데, 공정거래법에 지주회사 산하 금융사 설립을 금지하는 ‘금산분리’ 조항이 있다.
 
김 의원은 “금산분리 원칙은 재벌 사금고화나 산업자본 위기의 금융 전이 우려 때문에 세워졌지만 이젠 과거와 금융 환경이 달라져 그 우려가 해소되고 있다”고 했다. “20대 국회에서 통과시킨 인터넷은행 특별법처럼 부작용과 우려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면 된다”고 주장하면서다. 그는 지난달 3일 금산분리 투자제한 대상에서 CVC를 제외하되, CVC가 투자 내역·자금차입 현황·특수관계인 거래내역 등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의무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관리·감독을 통해 산업자본이 전략적 벤처 투자자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박 의원은 “왜 그렇게까지 해줘야 하느냐”고 반대한다. “지금도 삼성벤처투자는 스타트업 투자를 잘하고 있다. 일반지주회사나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회사 모두 다 필요한 혁신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주장하면서다. 박 의원은 “혁신성장을 만들어가는데 CVC가 정말 효율적인지에 대해 입법과정에서 면밀히 따지겠다”고 했다.
 
이낙연 의원이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업주도 벤처 캐피탈 CVC 활성화 토론회'에서 김병욱 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의원이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업주도 벤처 캐피탈 CVC 활성화 토론회'에서 김병욱 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현재 국내 대기업들은 대부분 우회로를 찾아 CVC를 운영 중이다. 삼성은 삼성전자 등 6개 계열사를 공동 대주주로 한 ‘삼성벤처투자’를 설립했고 SK, LG 등은 아예 미국에서 CVC를 세웠다. 돈에 목마른 스타트업·벤처 업계에서 “투자 개방”을 요구하는 가운데 CVC는 21대 국회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미 민주당에서 김 의원 외에도 이원욱, 이용우, 송갑석 의원이 관련법을 발의했고 미래통합당 송언석, 이영 의원과 무소속 윤상현 의원도 법안을 냈다. 정의당은 “재벌총수 사익 편취, 경제력 집중 등 최악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반대한다.
 
향후 입법 논의 쟁점은 ▶지주사 지분 보유 허용 범위 ▶외부 투자 허용 여부가 될 전망이다. 이는 부동산 문제 대책이 될 수 있다는 ‘시중 자금 유입 가능성’과 직결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출자 단계부터 추가 투자까지 외부 자금 유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했고 박 의원은 “구글벤처스처럼 100% 자기지분을 가지고 (기업이) 투자하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있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이낙연 의원은 지난 1일 “20대 국회에서 금산분리 수호신이던 박영선 장관도 뭔가 제3의 길을 찾고 있는 듯하다”며 CVC 활성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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