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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아프간 소녀, 부모 살해한 반군에 총 겨눴다

중앙일보 2020.07.22 01:52
지난 6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반군 포로들이 석방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6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반군 포로들이 석방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소녀가 부모를 살해한 반군을 사살해 복수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영국 가디언과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 탈레반 소속 반군 40여명이 아프가니스탄 구르주(州) 한 마을을 습격했다.  
 
모하메드 아레프 아베르 구르주 대변인은 반군이 오전 1시쯤 카마르 굴(16) 일가가 사는 자택에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고 설명했다. 굴의 모친은 이들이 총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문을 잠그려 했지만 반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부친도 집에 들이닥친 반군에 피살됐다.
 
12살 동생과 함께 이 광경을 지켜본 굴은 아버지가 떨어뜨린 장총을 집어 든 뒤 반군 3명을 사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군은 대응 사격을 하며 반격했고, 16세 소녀와 반군 사이의 총격전은 1시간가량 이어졌다. 정부군과 마을 사람들이 가세하면서 탈레반 반군은 철수했다.
 
아프간 당국은 굴과 그의 동생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아베르 대변인은 ”아이들은 처음 이틀간은 쇼크 상태에 있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지금은 건강한 상태“라면서 ”애들은 ‘우리는 옳은 일을 했다. 우리는 부모님 없이는 살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는 이복동생 외에는 다른 혈육이 없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2001년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축출한 이후 내전으로만 최소 10만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탈레반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했지만, 이후에도 아프간군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나 정부나 군에 협조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인사들을 살해하는 일이 계속됐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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