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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망한 부동산 정책' 7년전 보고서, 韓서 퍼진다

중앙일보 2020.07.22 01:35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연이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정부와 여당이 더 강력한 부동산 대책과 '임대차3법' 등을 추진하자 7년 전 베네수엘라의 부동산 정책을 분석한 한 보고서가 재조명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실패한 부동산 정책과 유사한 대책을 현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 온라인상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22일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로 꼽히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부동산스터디' 카페에 따르면, 한-베네수엘라 경제협력센터가 2013년 발행한 보고서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자가주택 소유 점점 어려워져'라는 제목으로 발행된 이 보고서는 2000년대 베네수엘라의 부동산 정책과 이에 따른 시장실패를 기술한 내용으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당시 베네수엘라의 정책과 흡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베네수엘라 경제협력센터가 2013년 발간한 보고서. [중앙포토]

한-베네수엘라 경제협력센터가 2013년 발간한 보고서. [중앙포토]

 
이 보고서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주택매입 및 임대가 어렵다"며 "이는 주택공급률이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며 공급률이 적은 만큼 가격이 높아 주택자금 대출로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당시 베네수엘라의 부동산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이유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2003년부터 일부 노후 주택의 임대료를 9년 동안 동결하고 ▶주택분양시 물가지수를 가격에 반영할 수 없도록 했으며 ▶임의적퇴거금지법 시행으로 임차인이 새로운 주택을 얻을 때까지 퇴거를 강요할 수 없게 됐고 ▶임대감독국이 임대료를 측정해 임대료를 산정하도록 했다는 점을 들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과거 베네수엘라의 정책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번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 캡처]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과거 베네수엘라의 정책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번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 캡처]

 
이러한 베네수엘라 정부의 정책이 현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내용과 대비되고 있다. 이를테면 임대료 동결은 전월세상한제고, 임의적퇴거금지법은 여당이 추진 중인 계약갱신청구권과 비슷하다는 견해다. 또 주택분양 시 물가지수 반영을 금지한 베네수엘라의 정책은 한국의 분양가상한제와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임대감독국의 임대료 측정은 현재 정부와 여당이 밀고 있는 임대차3법(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 대표발의)과 대비되고 있다.
 
특히 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거기본법·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는 민간 임대인이 소유한 집을 입대시장에 내놓을 때 전세보증금 및 월세 가격을 시장이나 도지사가 정하는 '표준임대료'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논란을 일으켰다.
 
아울러 이 보고서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정책 때문에 전체 주택 중 임대주택 비율이 30%에서 3% 수준까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공급이 사라지면서 웃돈을 얹어 계약하는 '암시장'이 형성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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