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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서 요가, 서점 가서 작품 감상…미술공간이 달라졌다

중앙일보 2020.07.22 00:03 종합 20면 지면보기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 K1 3층에 자리한 피트니스 공간. [사진 국제갤러리 ]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 K1 3층에 자리한 피트니스 공간. [사진 국제갤러리 ]

갤러리와 미술관의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미국 스미소니언 아메리칸 미술관 등 해외 유수의 미술관들이 작품으로 가득한 전시장이나 중정에서 요가 수업을 열어 발길을 모으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상업 갤러리들이 새로운 입지와 공간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주거단지의 복합상가에, 서점 한 곁에 둥지를 틀기도 하고 피트니스 같은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대중, 특히 젊은 층을 겨냥해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생활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고 있다.
 

갤러리 어깨 힘 빼고 ‘사람 속으로’
가나아트, 한남동 복합상가 진출
주민들 우연히 들러 작품 구입

삼청동 국제갤러리엔 명상 공간
교보문고선 실력파 작가 소개

서울 한남동 복합플랫폼 ‘고메이 494 한남’에 자리한 가나아트 나인원. 이은주 기자

서울 한남동 복합플랫폼 ‘고메이 494 한남’에 자리한 가나아트 나인원. 이은주 기자

가나아트는 올해 4월 서울 한남동 고급주거단지 나인원 지하의 복합시설 ‘고메이 494 한남’에 새 갤러리 ‘가나아트 나인원’을 열었다. 카페, 레스토랑, 프리미엄 식품관 등 다양한 상업시설이 있어 항상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곳은 가나아트가 한남동에 마련한 두 번째 공간. 앞서 2018년 인근의 또 다른 복합 시설 ‘사운즈 한남’에 ‘가나아트 한남’을 연 바 있다.
 
이정용 가나아트갤러리 대표는 “2년 전 실험적으로 사운즈 한남에 갤러리를 열고 반응을 보니 젊은 작가들과 컬렉터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면서 “접근성 좋고, 일상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곳을 오랫동안 물색해오다 이곳에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김민경 가나아트 나인원 큐레이터는 “복합 건물이라 다른 목적으로 왔다가 우연히 들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면서 “관람객들이 작가와 작품 가격에 대해서도 편하게 문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힘을 빼고’ 사람들에게 다가간 효과는 적중했다. 최근 이곳에서 ‘언 패시지’ 전시를 마친 추상화가 하태임의 작품은 20여 점이 팔려나갔다. 현재는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와 연계해 일본 설치작가 시오타 치하루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김 큐레이터는 “요즘엔 30~40대들이 그림 구매에 관심이 많다”며 “앞으로 이 공간을 통해 젊은 컬렉터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손동현 작가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교보아트스페이스. 이은주 기자

현재 손동현 작가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교보아트스페이스. 이은주 기자

교보문고는 ‘미술관을 품은 서점’을 꿈꾸며 2015년부터 서울 광화문점의 ‘교보아트스페이스’, 2017년부터 합정점의 ‘교보아트월’을 운영해왔다. 대충 모양만 갖추고 ‘그저 그런’ 작품을 보여주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규모는 작아도 김선두를 비롯해 정용국·정재호·정연두·안규철·전명은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이곳 전시를 거쳐 갔다.  
 
오는 9월엔 ‘김소월 탄생 100주년 문학그림전’을 통해 신장식 작가 등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신 작가는 2018년 남북 정상회담장 정면에 걸렸던 그림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그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손동현 작가의 작품. 웹툰 등 대중문화 소재를 동양화 기법으로 풀어냈다. [사진 교보문고]

손동현 작가의 작품. 웹툰 등 대중문화 소재를 동양화 기법으로 풀어냈다. [사진 교보문고]

최희진 교보아트스페이스 큐레이터는 “서점 안의 작은 전시 공간이라는 선입견을 넘어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수준의 갤러리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책을 사기 위해 서점을 들렀다가 우연히 작품을 보고 반해 ‘생애 첫 미술품 구매’를 한 소비자도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 삼청동의 국제갤러리는 K1 건물을 2년간에 걸쳐 리모델링하고 최근 재개관하면서 기존의 카페와 레스토랑에 더해 건물 안에 피트니스와 명상 공간까지 마련했다. 2층 다목적 룸, 3층 ‘웰니스 K’가 그런 공간이다. 국제갤러리 측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하게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미술과 운동을 접목해보고 싶었다”면서 “요가와 피트니스 등의 프로그램은 갤러리의 오랜 고객인 아카데미 회원과 일반인 회원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곳의 카페와 레스토랑은 ‘일상 속 미술관’ 컨셉트다. 1층 카페엔 그래픽 디자이너 김영나의 벽화 작업이, 2층 레스토랑엔 설치작가 양혜규의 블라인드 연작이 걸려 있어 예술 작품을 친근하게 만날 수 있게 한다. 국제갤러리 K1에서는 35년 전 45세에 요절한 추상화가 최욱경(1940~1985) 전시가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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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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