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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먹는 날' 불참 한혜진 승소···"2억 배상" 1심 뒤집혔다

중앙일보 2020.07.21 18:37
배우 한혜진 [뉴스1]

배우 한혜진 [뉴스1]

 
배우 한혜진(39)씨가 광고 계약 위반으로 2억원을 물어줄 상황에 처했다가 항소심에서 “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민사3부(재판장 심준보)는 “한씨가 체결한 계약 내용에 행사 참여 의무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며 한씨가 패소한 1심 판결을 취소했다. 2억원을 물어주라는 지난해 10월 1심 판결 당시 한씨는 “개인적인 이유로 광고 계약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억대 소송 부른 ‘한우 먹는 날’ 행사 뭐길래

2018년 한씨는 A광고대행업체를 통해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광고 모델 계약을 맺는다. 이 계약서에는 한씨가 "영상 광고와 광고 인쇄물에 각 한 차례씩 출연하고 3회의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행사 내용과 일정은 상호 협의 후에 진행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한씨의 다른 활동 일정을 고려해 행사 일정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문제는 2018년 11월로 예정된 ‘한우 먹는 날’ 행사에 한씨가 참석하지 못하면서 생겼다. 한씨는 그해 2월과 9월에 있었던 위원회의 행사에는 참석했는데 2018년 9월 말 가족들이 거주하는 영국으로 출국하며 11월 행사에는 불참했다. 위원회 측은 “한씨가 계약을 위반했으니, 계약대로 모델료의 2배인 5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며 한씨와 A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한씨 측은 “행사 일정은 사전에 협의하기로 했고, 구체적인 행사 일시가 계약서에 명시된 것도 아니므로 계약 위반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2억 배상하라”→“배상책임 없다” 뒤집힌 판결 이유는

2018년 9월 2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추석맞이 한우직거래장터에 홍보대사로 참여한 배우 한혜진. [일간스포츠]

2018년 9월 2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추석맞이 한우직거래장터에 홍보대사로 참여한 배우 한혜진. [일간스포츠]

1심은 한씨가 계약을 위반했고, 위원회가 입은 손해를 물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계약서에는 “행사 일정을 상호 협의 후 진행한다”라고 적혀 있지만, 계약 이전 위원회가 공고한 광고 제안 요청서에는 한씨가 참석해야 하는 일정으로 ‘한우 먹는 날(필수참석)’이 적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1심은 “한우 먹는 날 행사 참석은 이 계약의 중요한 사항인데, 유명 연예인으로 일정을 관리하는 소속사가 있는데도 ‘해외에서의 가족 이사’를 이유로 행사에 불참한 것은 부득이한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다만 한씨가 3차례 행사 중 2차례는 참석한 점에 비춰 배상액을 5억이 아닌 2억으로 책정했다.
 
반면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은 계약서에 한씨가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행사의 명칭과 구체적인 날짜가 적혀있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1심에서 인정된 ‘제안 요청서’는 위원회와 광고대행사 사이에 오간 문건이어서 한씨나 한씨 소속사에 전달되지도 않았다고 판단했다.  
 
실제 계약서상에는 ‘한우 먹는 날’ 행사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이 없다는 점,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한씨가 “해외 장기 체류 등의 사정으로 ‘행사 내용과 일정을 상호 협의 후 진행한다’는 내용이 반드시 계약서에 포함돼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요청한 사실 등도 인정했다. 한씨는 2018년 8월 출국 예정이었는데 위원회 측의 9월 행사 참여 요청과 이에 따른 논의로 한 차례 출국 일정을 미루기도 했다.
 
재판부는 “위원회가 ‘한우 먹는 날’ 행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한씨가 반드시 이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계약서에 이 내용이 명확히 포함됐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양측의 상호 동의가 있었다면 이를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거나 명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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