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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화웨이에 요동치는 5G 시장…삼성·에릭슨·노키아 3파전 치열

중앙일보 2020.07.21 14:58
미국의 ‘화웨이 고사 작전’으로 5세대(G) 통신장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우방국을 중심으로 화웨이를 배제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호랑이(화웨이) 없는 굴(5G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통신장비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보다 에릭슨과 노키아가 반사이익을 더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이 화웨이 제재에 맞서 에릭슨·노키아에 대한 보복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2019년 개최된 베이징 엑스포 전시장의 5G 로고. [AP=연합뉴스]

2019년 개최된 베이징 엑스포 전시장의 5G 로고. [AP=연합뉴스]

5G 구축 나선 국가서 화웨이 잇따라 고배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최대 통신사인 싱텔은 스웨덴 업체인 에릭슨과 5G 망 구축 계약을 하고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또 싱가포르 2·3위 통신사인 스타허브와 M1 합작사는 핀란드의 노키아와 5G 구축 계약을 맺었다. 싱가포르 통신사들과 5G 협력을 해왔던 화웨이가 배제된 것이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화웨이는 5G 통신장비 시장 선두 업체다. 시장조사업체인 델오로에 따르면, 화웨이의 지난 1분기 전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35.7%로 1위다. 다음은 에릭슨(24.8%), 노키아(15.8%) 순이다. 삼성전자는 13.2%로 4위다. 미국의 제재에도 화웨이의 점유율은 전 분기 대비 소폭(0.4%P) 올랐다. 삼성전자가 2.8%포인트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에릭슨(0.8%P)도 점유율이 증가했다. 노키아는 4.5%포인트 하락했다.  
 

에릭슨, 2분기에만 5G 장비 공급 계약 13건  

그런데 지난 5월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한 이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5G 망 구축에 나선 국가에서 화웨이가 잇따라 고배를 마시고, 대신 에릭슨과 노키아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지난 6월 캐나다 통신사인 벨과 로저스는 에릭슨과 각각 5G 장비 공급 계약을 했다. 앞서 일본 소프트뱅크 역시 5G 장비 공급업체로 에릭슨·노키아를 선정했다. 에릭슨은 최근 발표한 사업보고서에서 “2분기 말 현재 99개 통신사와 5G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보다 13개 증가한 수치다. 
에릭슨 본사

에릭슨 본사

노키아, 대만·프랑스서 5G 공급 계약 따내

노키아는 지난달 말 대만 타이완모바일로부터 4억 유로(약 5500억원) 규모의 5G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을 따냈다. 프랑스 1위 통신업체인 오랑주도 노키아·에릭슨을 낙점했다. 지난 14일 화웨이의 퇴출을 결정한 영국도 두 회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 장관이 “화웨이의 대안으로 에릭슨과 노키아 같은 업체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영국은 최근 일본 NEC에도 5G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뉴질랜드 스파크, 6월 캐나다 텔러스와 5G 장비 공급 계약을 한 이후 수주 소식이 없다.  
노키아 본사.

노키아 본사.

유럽은 노키아·에릭슨, 아·태와 북미는 삼성 강세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에 5G 장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잠정 중단됐던 각국의 5G 주파수 경매가 속속 재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유럽 시장은 에릭슨·노키아가, 아시아·태평양과 북미 지역은 삼성전자가 유리한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한 업계 전문가는 “미국이 우방국을 향해 화웨이 대신 에릭슨과 노키아를 택하도록 유도하고 있고, 반대로 반미(反美) 정서가 있는 러시아나 중남미·아프리카,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화웨이가 강세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전략적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노키아·에릭슨에 대한 보복 나서나  

또 하나의 변수는 중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이 5세대 이동통신(5G) 구축 사업에서 중국 화웨이나 ZTE를 배제할 경우 중국도 유럽 업체를 상대로 보복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0일 보도했다. WSJ는 “중국 상무부가 유럽의 양대 메이저 통신장비 제조사인 노키아와 에릭슨이 중국에서 만든 제품을 다른 나라로 내보내지 못 하게 하는 수출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키아와 에릭슨은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에 생산공장과 연구시설을 두고 있다. 중국이 실제 보복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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