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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한 여름밤 무더위 날려줄 위스키 칵테일 만들기

중앙일보 2020.07.21 11:00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77)   

위스키를 가장 마시기 힘든 계절이 찾아왔다. 무더운 날씨에는 위스키보다 차가운 맥주나 시원한 화이트 와인이 당기는 법. 샤워 후에 마시는 얼음처럼 차가운 라거 맥주, 아이스 버킷에 얼음을 가득 채워 샴페인 한 병 넣어뒀다 잔에 조금씩 따라 마시는 재미. 얼마 전 마트에서 할인 중인 맥주와 와인을 한가득 사와 냉장고에 넣어두니 올여름 더위가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
 
이렇게 여름엔 매혹적인 술이 넘치지만 조강지처 위스키를 버릴 수는 없다. 마침 위스키로 집에서 칵테일을 만들어 마시는 ‘홈텐딩 클래스’가 여의도에서 열려 신청했다. 위스키를 주재료로 모히토, 쿨러, 올드패션드, 그리고 하이볼, 총 4가지 칵테일을 만드는 클래스였다. 매번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은 하이볼만 만들어 마셨는데, 다양한 칵테일을 배우는 좋은 기회였다.
 
여의도 블랙바에서 박진우 바텐더의 강연으로 열린 홈텐딩 클래스. [사진 김대영]

여의도 블랙바에서 박진우 바텐더의 강연으로 열린 홈텐딩 클래스. [사진 김대영]

 
우선 모히토. 모히토는 럼을 주재료로 만드는 대표적인 칵테일이다. 그런데 위스키로 모히토를 만든다. 우선 긴 잔에 라임 주스와 설탕, 민트를 넣어 바 스푼 등으로 적당히 으깨준다. 여기서 중요한 건 민트를 넣기 전에 손으로 한 번 쳐서 향을 내주는 것. 이어서 탄산수와 얼음을 채우고 마지막으로 위스키를 넣는다. 라임 주스와 민트의 향이 강해 위스키 향은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위스키의 높은 알코올 느낌도 거의 없이 산뜻했다. 굳이 럼이 아니어도 위스키로도 맛있는 모히토를 만들 수 있었다. 여름철 아주 좋은 칵테일.
 
위스키로 만든 모히토. [사진 김대영]

위스키로 만든 모히토. [사진 김대영]

 
다음으로 ‘로우랜드 쿨러’라는 칵테일을 만들었다. 원래 ‘쿨러’ 칵테일은 스카치 위스키의 생산지역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방 위스키로 만든 쿨러는 ‘하이랜드 쿨러’다. 로우랜드 지방 위스키로 만들었기 때문에 내가 만든 쿨러는 ‘로우랜드 쿨러’가 됐다. 들어가는 재료는 로우랜드 위스키 45mL, 레몬주스 15mL, 설탕 한 스푼, 앙고스투라 비터, 그리고 진저 에일. 진저 에일 외의 재료를 셰이커에 넣고 흔든 후, 얼음이 담긴 잔에 따른다. 그리고 진저 에일을 적당히 넣고 가볍게 저어준 후 레몬을 비틀어 향을 입히면 끝. 청량감과 레몬의 상큼함이 가득한 칵테일이었다. 로우랜드 지역 위스키를 써서, 로우랜드 위스키의 특징인 ‘부드러움’이 더 드러났다.
 
로우랜드 위스키로 만든 '로우랜드 쿨러'. [사진 김대영]

로우랜드 위스키로 만든 '로우랜드 쿨러'. [사진 김대영]

 
다음은 올드패션드. 올드패션드는 원래 버번 위스키로 만든다. 그런데 헤이즐넛 시럽을 넣어 스카치 위스키로 만들었다. 정통 올드패션드와는 다소 거리가 먼 느낌이었지만, 헤이즐넛 커피 맛이 꽤 괜찮았다. 올드패션드를 만들 때 술을 조금씩 따르면서 10번씩 3번 저어줬다. 이렇게 여러 번 저으면서 술을 조금씩 따르는 건 술의 온도를 빠르게 낮추기 위함이다. 한 번에 많은 술을 따른 후 저으면 얼음도 빨리 녹고 술의 온도도 천천히 낮아진다. 그러나 조금씩 넣으면 술을 빠르게 차갑게 할 수 있다. 바텐더의 섬세함을 배웠다. 마지막으로 익숙한 하이볼까지 만들고 홈텐딩 클래스는 끝났다.
 
올드패션드. [사진 김대영]

올드패션드. [사진 김대영]

 
위스키는 아무것도 섞지 않고 그냥 마시는 걸 가장 좋아한다. 그러나 여름에는 역시 시원한 칵테일을 만들어 마시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위스키가 칵테일에 어울릴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한 가지 조언을 한다면, 시럽이나 주스가 많이 들어가는 칵테일은 부드럽고 개성이 덜한 위스키가 좋다는 것. 개성이 강한 위스키는 하이볼을 만들어 향과 맛을 죽이지 않는 편이 낫다. 얼음과 탄산수, 그리고 각종 시럽과 주스로 올여름을 버티자. 위스키 마시기 좋은 계절, 가을과 겨울이 곧 찾아올 것이다. 

 
위스키 인플루언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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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김대영 위스키 인플루언서 필진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 위스키 덕후이자 싱글몰트 위스키 블로거다. 위스키를 공부하기 위해 일본에서 살기도 했다. 위스키와 위스키 라벨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소재로 위스키에 대한 지식과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 등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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