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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감투싸움…“당론 어겼다” 지방의원 줄줄이 징계

중앙일보 2020.07.21 00:03 종합 18면 지면보기
대전시의회에서 의장선거가 부결되자 한 시의원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스1]

대전시의회에서 의장선거가 부결되자 한 시의원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스1]

민선 7기 후반기 의정활동을 재개한 지방의회에서 감투싸움과 밥그릇 챙기기로 바람 잘 날이 없다. 당론 위반을 이유로 소속 지방의원을 제명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의장선출 놓고 곳곳 파행 속출
민주당 충남도당, 서산시의장 제명
괴산군의장에 ‘5년 복당 불허’ 처분
부산도 민주·통합당 기초의원 징계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지난 15일 이연희 서산시의회 의장에게 제명을 통보했다. 후반기 의장 후보 선출과정에서 당헌·당규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나머지 민주당 소속 서산시의회 의원 6명에게는 경고 처분을 내렸다.
 
서산시 의회 이연희 의장이 업무보고에 앞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 서산시의회]

서산시 의회 이연희 의장이 업무보고에 앞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 서산시의회]

서산시의회는 지난달 25일 본회의를 열고 의장에 이연희 의원, 부의장에 같은 당 이수의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앞서 치러진 민주당 경선에서는 이수의 의원이 의장 후보가 됐지만, 이연희 의원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면서 의장 선거에선 결과가 뒤집어졌다. 서산시의회는 13명 가운데 민주당이 7석을 차지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의원은 6명으로 다수당인 민주당이 표결을 앞세우면 의장과 부의장, 3명의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차지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 1명이라도 통합당과 손을 잡으면 정반대 상황이 된다. 이연희 의장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동료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의장직을 맡게 된 것”이라며 “중앙당에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지난 6일 신동운 괴산군의회 의장에게 ‘5년간 복당 불허’라는 처분을 내렸다. 괴산군의회 의장 선출 과정에서 당론을 어기고 출마, 통합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등 해당 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괴산군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 5명 가운데 4명은 지난 1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양재 의원을 의장 후보로 추대했다. 하지만 신 의장은 이틀 뒤 열린 임시회에서 통합당(2명)과 무소속(1명) 의원들의 지원을 받아 의장에 출마했다. “당론을 어기면 중징계한다”는 중앙당 경고가 있었지만 통하지 않았다. 신 의장은 결국 이양재 의원과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연장자 우선’ 규정에 따라 당선됐다.
 
부산지역 기초의회에서도 의장단 선거를 치르면서 해당 행위를 한 점이 문제가 돼 의원들이 줄줄이 제명됐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최근 부산 동구의회 의원 4명을 대상으로 윤리심판원 심의를 열고 배인한·김성식 의원을 제명했다. 이들은 막말 파문으로 제명당한 동료 의원이 상임위원장에 선출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한다. 당론으로 정한 후보가 있는데 의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사하구의회 김기복 의원도 최근 제명을 통보받았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후반기 의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해당 행위 논란과 관련, 모두 10명을 제명하고 1명의 당원자격을 1년간 정지했다.
 
통합당 부산시당도 지난 15일 윤리위원회를 열고 남구의회 백석민 의장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백 의장은 지난달 남구의회 의장·상임위원장 선출 때 당 의원총회에서 이뤄진 협의 사항을 깨고 민주당 의원들과 연대, 의장으로 선출됐다는 이유로 윤리위에 회부됐다. 백 의장은 재심을 요청할 예정이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당에 소속된 지방의원이라면 당론을 따르는 게 책임이고 의무”라며 “다만 정당이 역할을 못하고 소속 지방의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전체 22석 중 민주당이 21석으로 절대 다수를 점한 대전시의회도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당내 분열로 파행을 빚었다. 상임위원장 선출 등 안건 처리를 위해 재적 의원 22명 가운데 과반 이상(12명)이 출석해야 하지만 지난 17일 민주당 10명과 통합당 1명 등 11명이 불참하면서 본회의가 무산됐다.
 
민주당 대전시당이 자당 소속 시의원 전원(21명)에게 본회의 정상화를 촉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대전시의회 내부에선 “시당에서 광역·기초의회 원 구성까지 개입하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라는 항변도 나온다.
 
대전·괴산=신진호·최종권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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