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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자·금수저 외벌이만 웃는다"…특별공급 논란

중앙일보 2020.07.18 11:00
지난 7‧10 대책에서 생애 최초 특별공급이 확대되면서 논란입니다. 공공아파트뿐 아니라 민간 건설사가 분양하는 민영 아파트도 전체 분양물량 10가구 중 6가구까지 특별공급 물량이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일반 수요자가 청약할 수 있는 물량이 줄었다는 반발이 나옵니다. 현실성 없는 소득 기준 때문에 ‘현금부자’나 ‘금수저 외벌이’를 위한 제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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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공급이란

=특별공급은 정책적, 사회적으로 배려가 필요한 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됐다. 이들이 일반 청약자와 경쟁하지 않고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1978년 5월 관련 규칙이 제정됐고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현재 특별공급 종류는 기관추천, 다자녀, 노부모, 신혼부부, 생애 최초가 있다.  
 
=기관추천 특별공급은 일반 특별공급으로도 불린다. 대상은 국가유공자, 장애인, 장기복무 제대군인, 중소기업 근로자, 10년 이상 장기복무 군인, 철거 주택 대상자, 북한 이탈 주민, 납북 피해자 등이다. 장애인과 국가유공자는 청약통장이 없어도 되며 나머지는 청약통장 가입 기간 6개월에 일정 금액의 예치금이 있으면 된다.  
 
=말 그대로 기관이 청약할 수 있도록 추천한 사람이 대상인데 서울 아파트의 경우 특별공급 대상으로 추천할 수 있는 기관이 10여 곳이다. 예컨대 국가유공자는 보훈청이, 장애인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복지과, 10년 이상 복무한 군인은 국군복지단 등이다. 중소기업 장기 근로자의 경우 입주자 모집 공고일 기준으로 재직 중이어야 한다. 전체 재직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하며 이 중 한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이 3년 이상이어야 대상이다.  
 
=다자녀 특별공급은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으로 미성년자인 자녀가 3명 이상이면 자격이 주어진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혼인 기간이 7년을 넘지 않아야 한다. 노부모 특별공급은 만 65세 이상 부모와 3년 이상 함께 사는 것이 기본 조건이다. 생애 최초 특별공급은 세대 구성원 모두가 집을 보유한 적이 없는 무주택자여야 한다. 청약 저축 2년 이상 가입(24회 이상 납입), 저축액 600만원 등의 조건이 있고 결혼했다면 소득세를 5년 이상 납부했다는 증빙을 해야 한다. 다자녀나 노부모, 신혼부부는 청약통장이 있어야 하고 청약 가점도 따진다.
  

#역차별 논란  

=우선 일반 청약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있다. 민영 아파트의 경우 현재 기관추천 10%, 다자녀 10%, 노부모 3%, 신혼부부 20%가 특별공급 몫이다. 전체물량의 43%가 특별공급이었다. 그런데 7‧10대책으로 생애 최초 15%가 추가되면서 민영주택은 일반공급이 전체물량의 57%에서 42%까지 줄었고, 국민주택은 20%에서 15%로 줄었다. 
 
=예컨대 공공택지에 들어서는 1000가구 민영 아파트의 일반분양물량이 570가구에서 420가구로 줄어드는 식이다. 이 아파트에 1만명이 청약한다면 경쟁률은 17대 1에서 23대 1로 높아진다. 특히 부양가족이 많고 무주택기간도 긴 40대나 50대의 불만이 크다. 오랫동안 기다리며 청약을 준비해왔는데 청약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가점제 중심 청약에선 부양가족 수, 무주택기간,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길수록 점수가 높기 때문에 20~30대보다 40~50대의 당첨 확률이 높다.  
 

#비현실적 소득 요건

=정부는 20~30대의 내 집 마련을 위한 방안이라고 하지만 정작 젊은 층도 반발하고 있다. 소득 요건 때문이다. ‘흙수저 맞벌이’의 반발이다. 분양가가 6억~9억원 미만인 민영주택의 생애 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최대 130%(맞벌이 140%)까지 소득 기준을 완화했다.  
 
=이에 대해 ‘현실을 모르는 숫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30%는 2인 가구 569만원, 3인 가구 731만원, 4인 가구 809만원이다. 지난해 기준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501만원, 중소기업은 231만원이다. 부부가 웬만한 중견기업에 3년 이상 다녔어도 소득 요건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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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벌이와 맞벌이 간 소득 기준 차이가 너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맞벌이와 외벌이간 차이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다. 2인 가구라면 외벌이보다 월 56만9000원을 허용해주는 셈이다. 고소득 외벌이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득만 따져서 대상을 한정한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자산을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 아파트의 60%는 9억원이 넘는 데다 9억원 초과 아파트는 대출 규제가 있다. 결국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 넉넉해야 새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부모가 비싼 전셋집을 마련해 준 ‘금수저 외벌이’를 위한 공급 확대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예컨대 결혼할 때 부모가 전셋집을 마련해 줬다고 치자. 새 아파트에 당첨돼서 자금조달계획서를 쓸 때 지금 사는 전셋집의 보증금은 소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걸림돌 없이 특별공급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편법 증여 수단 논란도

=특별공급 자격에 대한 논란이 이전에도 있었다. 특히 기관추천 특별공급이 자산가들의 편법 증여 수단으로 쓰인다는 비판도 거셌다. 2018년 서울 강남구 개포동이나 경기도 과천시 등에서 분양한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기관추천 특별공급에서 만 19세 당첨자가 여러 명 나왔다. 당시 분양업체는 “만 19세라도 유산을 받아 자금이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는데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을 위한 특별공급 혜택을 금수저가 누리고 있다는 비난이 일었다. 
 
=정부는 특별공급에 대한 다른 기준을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소득요건을 지역별로 평균 아파트 가격에 맞춰서 현실화하거나 자산 요건을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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