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최초 젤라틴 젤리…경쟁제품은 단종인데 재열풍 비결은

중앙일보 2020.07.18 09:00
국내에서 판매 중인 마이구미 시리즈. 사진 오리온

국내에서 판매 중인 마이구미 시리즈. 사진 오리온

 국내 최초의 젤라틴 젤리. 출시한 첫해에만 3800만 봉지가 팔려나가고 그해 과자로는 유일하게 ‘10대 히트상품’에 선정되는 등 파란을 일으켰다. 오리온이 1991년 출시한 ‘마이구미(포도맛)’ 얘기다.  
 

[한국의 장수 브랜드] 48. 마이구미

마이구미 이전의 젤리는 시장에서 한천으로 만들어 설탕을 가득 묻힌, 쟁반에 가득 쌓아놓고 팔던 젤리가 사실상 전부였다. 마이구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양산화한 젤라틴 젤리로, 씹으면 뚝뚝 끊기는 한천 젤리와는 달리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과일 맛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젤리이기도 하다.
 
국내 젤리 시장은 마이구미의 등장과 함께 전환점을 맞았다. 마이구미 열풍이 불자 경쟁사들도 앞다퉈 참새방앗간, 재미째리 등을 내놓으며 젤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렇게 되자 국내 젤리 시장은 300억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마이구미 대항마로 출격했던 젤리들은 현재 거의 단종됐지만, 마이구미는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아 승승장구하고 있다.
 

26년 만의 신제품 '대박' 

마이구미가 첫 출시된 1991년 이후 26년 만인 2017년 신제품으로 출시한 '마이구미 복숭아'. 사진 오리온

마이구미가 첫 출시된 1991년 이후 26년 만인 2017년 신제품으로 출시한 '마이구미 복숭아'. 사진 오리온

마이구미는 지난해 연 매출 22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23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비결은 오리온이 지난 2017년 26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 ‘마이구미 복숭아’. 누적판매량 2500만개로, ‘마이구미’ 시리즈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며 재열풍을 주도하는 주인공이다. 현재 국내에선 원년 멤버인 포도맛(사과·오렌지는 단종)을 비롯해 복숭아·청포도, 더탱글 마이구미, 더탱글 마이구미 미니 등 5가지가 판매되고 있다.
 
마이구미 복숭아의 인기 비결은 독특한 모양과 식감이다. 복숭아 과즙을 원물 기준 50%를 넣어 복숭아 본연의 진한 향을 살렸다. 최적의 원재료(과즙과 젤라틴 등) 배합 비율로 특유의 탱글탱글한 식감도 극대화했다. 특히 핑크빛 하트 모양이 20~30대 여성의 인증샷 욕구를 자극하며 수요가 급증하자, 오리온은 당시 생산량을 기존보다 30% 늘리기도 했다.  
 

'2030 고백 젤리'로 인스타 열풍 

마이구미를 활용해 만든 에이드. 오리온 유튜브 캡처

마이구미를 활용해 만든 에이드. 오리온 유튜브 캡처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제품)’ 트렌드에 힘입어 젤리에 대한 인식도 변했다. 젤리가 ‘아이들의 간식’에서 ‘2030 여성들의 디저트’로 자리 잡은 것. 인스타그램 등 SNS에 하트 모양을 활용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게시물이 확산했고, 일병 ‘고백 젤리’로 불리며 기념일 선물로도 인기를 끌었다.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가 있던 2~3월엔 월평균 매출액이 기존보다 30% 넘게 늘었다.  
 
이런 인증샷 트렌드를 겨냥해 지난해 출시한 제품이 ‘더탱글 마이구미’다. 기존 마이구미보다 크기는 줄이고 조금씩 여러 번 나눠 먹을 수 있도록 소포장 대용량 패키지를 적용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등 급변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것이다. 포도ㆍ복숭아ㆍ사과 세 가지 맛을 섞어 담아 골라 먹는 재미도 더했다. 오리온은 마이구미를 활용한 에이드, 푸딩, 아이스크림 등 마이구미 레시피 공유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판매 중인 마이구미. 사진 오리온

중국과 베트남에서 판매 중인 마이구미. 사진 오리온

마이구미는 재열풍 열기 속에 해외 시장까지 진출했다. 지난해 중국에 출시한 마이구미(궈즈궈즈)는 올해 1~5월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하면서 진입 초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과즙이 풍부하고 진짜 과일을 씹는 듯한 식감이라는 평가와 함께 중국 2030 직장인들이 호응해서다. 베트남에서도 지난해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과즙 함량이 높은 프리미엄 젤리라는 콘셉트로 판로 확대와 함께 브랜드 파워를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