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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시설, 그린벨트, 고밀도 개발…던지고 보는 공급정책

중앙선데이 2020.07.18 00:02 695호 1면 지면보기
주택 공급 정책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관련 대책이 세금 부담 강화 같은 수요 억제책에다 공급 확대 정책을 병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장기 계획 없이 시장의 이런저런 반응에 놀라 정제되지 않은 대안이 툭툭 나오면서 시장에 혼선만 주고 있다. 시장에 확실한 메시지를 주지 못한 데다 신뢰도 얻지 못하니 수요자의 패닉 바잉이 이어지면서 기존의 고강도 대책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6·17과 7·10 대책 이후에도 여전히 상승세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9% 올랐다.
 

장기 계획 없이 주택 공급안 툭툭
22번째 7·10 발표도 약효 없어
후보지엔 오히려 투기 수요 몰려
정부 부처끼리도 대책 엇박자

청와대는 이날 주택 공급 방안의 하나로 서울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당정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공급을 늘리라’는 대통령의 주문에 부랴부랴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찾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부처 간, 정부와 여당 간 혼선을 빚자 청와대가 정리에 나선 것이다.(중앙SUNDAY 2020년 7월 11~12일자 6~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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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KBS의 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그린벨트 관련) 당정이 이미 의견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15일 부동산 관련 비공개 협의 후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해 주택 공급 방안을 범정부적으로 논의한다고 밝혔다. 앞선 1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방송 인터뷰에서 “그린벨트 문제(해제)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지만, 다음 날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이 “정부 차원에서 검토 안 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16일엔 여당 의원 일부가 서울·수도권 군 골프장 등을 활용하자고 나섰다. 마침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5일 점심 회동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 시설 개발이 힘을 받는 모양새였다. 그린벨트 외에도 재건축 규제 완화나, 도심 고밀개발 가능성도 나오고 있으나 정부는 일단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키를 쥔 서울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당정은 2018년에도 서울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반대에 부딪혀 포기한 바 있다. 서울시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앙정부에서 직권 해제하기엔 정치적으로 부담이 크다. 무분별한 개발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그린벨트는 해제 발표 직전까지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데, 검토하느냐 마느냐 에서부터 엇박자가 나면서 미확인 정보가 시장에 떠도는 등 혼란을 키우고 있는 것도 문제다. 당장 유력 해제 예상지인 서울 강남구 세곡동 등지엔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몰리고 있다. 세곡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15일부터 매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주변 땅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묻어 두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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