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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판결' 회피한 김선수, 사법연수원서 같이 공부한 인연

중앙일보 2020.07.17 05:00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6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오른쪽은 2018년 8월 대법관 취임식에 참석한 김선수 대법관. [중앙포토]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6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오른쪽은 2018년 8월 대법관 취임식에 참석한 김선수 대법관. [중앙포토]

대법원이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은 이재명(56‧사법연수원 18기) 경기지사에 대해 16일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 이날 판결에는 김선수(59‧사법연수원 17기) 대법관을 제외한 김명수 대법원장을 포함해 12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날 “김선수 대법관은 이전에 피고인의 다른 사건에서 변호인이었던 것을 고려해 이 사건을 회피했다”며 “이에 따라 김선수 대법관은 이 사건 심리와 합의, 선고 등 재판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출신인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 법무법인 시민 대표를 맡으면서 이 지사의 다른 사건을 수임했다고 한다.
 
이재명 지사와 김 대법관의 인연은 이 지사가 2017년 2월 발간한 책 『이재명의 굽은 팔』에도 소개됐다. 이 지사는 “사법연수원 시절인 1987년과 88년은 민주화 열망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였다”며 “시험에 수석 합격한 김선수를 비롯해서 다들 사명감이 넘쳤다”고 썼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고공판을 하고 있다. 김선수 대법관이 사건을 회피하면서 한 자리(빨간색 원)가 비었다. [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고공판을 하고 있다. 김선수 대법관이 사건을 회피하면서 한 자리(빨간색 원)가 비었다. [뉴스1]

이재명 지사, 책으로 김선수 대법관과 인연 소개 

  
그러면서 “연수원 동기인 문병호, 최원식, 정성호 등은 나를 공부 모임으로 끌어들였다”며 “인권 변호사를 하겠다고 주변 동료들에게 너무 설레발을 쳐놓았던 터라 성적을 떠나서 나는 이미 판사도, 검사도 할 수 없었다”고 적었다.  
  
실제로 김 대법관은 88년, 이 지사는 89년 사법연수원 졸업 직후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둘은 서울대 노동법연구회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이름에 서울대가 들어가 있지만 88년 창립 당시 사법연수원에 들어간 예비 법조인도 참여해 중앙대 법학과 출신인 이 지사와 같은 비(非)서울대 회원도 적지 않았다.
 
이 지사는 2017년 4월 사법연수원 동기인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총장 후보자로 지명되자 “집단행동이 금지된 공무원 신분이었지만, 우리는 제적 등 중징계를 무릅쓰고 직선제 개헌과 군사독재 정권 타도를 위한 투쟁을 피할 수 없어 시민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공개한 사진. 1987년 사법연수원 동기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중앙포토]

이재명 경기지사가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공개한 사진. 1987년 사법연수원 동기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중앙포토]

88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정기승 대법관을 대법원장으로 지명하자 법조계의 반대로 2차 사법파동이 시작됐고, 사법연수생들도 집단서명으로 의사를 표명하고자 했지만 연수원 측이 이를 제지했었다는 얘기도 그의 저서에 소개됐다. 
 
당시 공부모임을 같이 했던 정성호(58‧사법연수원 18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법연수원 내 학회를 만드는 게 공식적으로 허용돼 이 지사와 김 대법관 등과 노동과 인권을 연구하는 모임을 짜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났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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