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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점수 계산 덕 본 ‘잊혀진 천재’ 이창우

중앙일보 2020.07.17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독특한 순위 산정 방식에도 버디 11개로 첫날 단독 선두에 오른 이창우. 그는 ’더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사진 KPGA]

독특한 순위 산정 방식에도 버디 11개로 첫날 단독 선두에 오른 이창우. 그는 ’더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사진 KPGA]

“22라는 숫자가 적응이 안 되네요. 스코어카드를 표기할 때도 헷갈렸어요.”
 

KPGA 오픈 1라운드 단독 선두
1부 승격하자마자 상승세 계속

16일 충남 태안 솔라고CC에서 열린 한국 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PGA 오픈 1라운드. 이날 하루에만 보기 없이 버디 11개를 기록한 이창우(27)는 스코어카드에 11 대신 22를 적었다. 이번 대회에 적용된 독특한 대회 방식 때문이다. 이번 대회 참가자 156명 모두 마찬가지였다.
 
일반적으로 골프대회는 타수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이다. 그런데 이번 대회는 타수마다 정해진 점수를 합산하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순위를 가린다. 대회 주최자인 구자철 KPGA 회장이 “공격적인 골프를 유도해보자”며 도입했다.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 보기 이하 -3점 등이다. 배점이 많은 스코어를 내야 순위가 올라간다.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베라쿠다 챔피언십이 이 방식으로 진행한다.
 
올 시즌 2부 투어에서 코리안투어로 올라선 이창우가 첫날 이 방식의 덕을 봤다. 올 시즌 이창우는 부산경남오픈에서 공동 5위, 군산CC 오픈에서 4위 등 선전했다. 두 대회 연속 톱5에 들며 생긴 자신감이 이번 대회로 이어졌다. 첫날 버디 쇼로 22점(버디 11개X2점)을 기록해 단독 선두로 나섰다. 아마추어였던 2013년,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마스터스에 출전했고, 코리안투어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그러나 프로에서 부진해 ‘잊힌 천재’로 불렸다. 모처럼 명예 회복 기회를 얻었다. 이창우는 “이번 대회 최종라운드는 다른 대회보다 긴장감이 배가 될 것 같다. 무조건 과감하게 승부하겠다. 파5 홀에서 버디보다 이글을 노리겠다. 높은 포인트를 위해선 공격적으로 플레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산CC 오픈에서 준우승했던 김민규(19)도 이글 1개와 버디 8개, 보기 2개로 19점을 기록해 2위에 올랐다. 공동 3위(16점) 박상현(37)도 독특한 대회 방식 효과를 봤다.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1개인데,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이라면 7언더파 공동 5위다. 17번 홀(파5) 이글 덕분에 버디만 8개인 박성국(32)보다 버디가 2개 적었지만, 동률을 이뤘다.
 
프로 데뷔 후 준우승과 우승으로 질주했던 김주형(18)은 주춤했다. 퍼트가 흔들리면서 버디 4개, 보기 4개로 4점을 얻어 중하위권에 처졌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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