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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왜 우리는 바나나로 성교육을 하게 된 걸까?

중앙일보 2020.07.16 21:00
지난 6일 전남 담양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성교육 시간에 바나나를 활용해 콘돔 사용법을 알려주려다 학부모 항의를 받고 수업을 취소했습니다. 학부모들은 "자세히 성교육하려다 성적 호기심으로 성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고 항의했다고 합니다. 
 
이번 사건을 놓고 사람들은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청소년의 성 인식은 변하고 있는데 학부모 인식은 보호주의적 성교육에 머물러 있다고 어떤 이들은 지적합니다. 조영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콘돔 끼우는 교육이 청소년에게는 적절하지 않다고 하는 부모들 인식이 있다"며 "그 저변에는 청소년은 성에 대해서 잘 몰라야 하고, 성관계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생과 초등학교 2·4·6학년생 네 명의 청소년 자녀가 있는 최애영(43)씨는 "저 또한 우리 아이는 정말 해맑고 아무것도 모르는데 굳이 저런 교육을 해서 뭔가를 알게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을 했던 사람 중 한명"이라며 "근데 아이들이 점점 크면서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습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최 씨는 "이미 아이들이 알고 있다면 바르게 알고 있는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최씨도 '바나나'를 실습도구로 쓴 것에 대해서는 유보하는 태도였습니다. 최씨는 "아이들한테 '바나나'하면 그런 이미지가 고착화되어버리니까 도구를 잘못 선정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해외에서는 콘돔 씌우기를 청소년들에게 시연하는 교육이 널리 이뤄지고 있습니다. 주로 교구를 사용하지만 바나나를 사용하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중앙일보 네이버 기사에는 '난 캐나다에서 학교 다녔는데 바나나에 콘돔 수업했음', '해외에서는 바나나에 콘돔 끼우기가 흔한 실습법인데…'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 바나나를 성교육 실습 도구로 사용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김민영 성교육 전문강사는 "교구가 너무 적나라해서 아이들에게 자극이 될 수 있다는 학교나 학부모의 반응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성교육 전문가인 문성은 강사는 "학교 보건실에 교구가 배치돼있어도 한두개이고 강사가 준비할 수 있는 모형의 개수도 한정적"이라며 "교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을 찾다 보니 대체로 많이 사용하는 바나나를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바나나를 성교육 실습 도구로 사용하게 된 배경과 우리나라 성교육 인식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성교육 전문가들에게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영상으로 확인해보세요.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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