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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중국산 주춤에 웃나했더니···日 저가 철강재 습격에 운다

중앙일보 2020.07.16 17:03
포스코 포항제철소 열연공장에서 생산한 열연강판. 뉴스1

포스코 포항제철소 열연공장에서 생산한 열연강판. 뉴스1

일본 철강재의 한국 공략이 거세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만큼 공급과잉을 겪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본 내수 부진이 이어지자 이에 대한 돌파구로 한국 수출량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품질은 중국산보다 훨씬 좋은데 가격까지 내렸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내렸다.
 
관세청과 철강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일본산 철강재 수입량은 261만t 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272만t)와 비교하면 4% 감소했지만, 포스코·현대제철의 1분기 매출이 8~9% 감소하는 등 국내 철강업계가 고전한 데 비하면 일본산 철강재는 선전한 셈이다. 특히 자동차·가전용으로 쓰이는 냉연강판 소재인 열연강판(고온 가열한 뒤 얇게 만든 강판)과 건설 자재용으로 쓰이는 봉·형강 수입이 늘었다.
 
상반기 일본산 열연강판은 111만t 수입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으며, 봉·형강은 23만t으로 지난해보다 12.1% 늘었다. 특히 열연강판은 전체 수입물량(187만t) 중 일본이 58.8%를 차지했다.
 

원자재가 상승에 소비 부진 겹쳐 삼중고

수입량 증가는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일본산 열연강판은 상반기 t당 평균 478달러(약 57만원)에 수입돼 지난해 평균 단가(529달러)보다 9.6% 내려갔다. 저가를 내세워 한국 시장에 대해 물량 공세를 편 셈이다. 일본산 중후판 수입량은 31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4% 감소했다. 그러나 한국 조선업이 올해 극심한 부진에 빠진 것에 비하면 이것도 적지 않은 양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내에서 소비가 부진해 가격을 낮춰 수출 물량을 늘린 것"이라며 "일본은 내수 수급에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이런 상황이 단기에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년 8개월 간 개수 작업을 마치고 이달 재가동한 포스코 광양제철소 3고로. 사진 포스코

1년 8개월 간 개수 작업을 마치고 이달 재가동한 포스코 광양제철소 3고로. 사진 포스코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 침체로 내수 부진에 빠진 철강업계는 일본산 철강재 공세라는 새로운 고민까지 안게 됐다. 올해 들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철광석 가격도 부담이다. 지난 15일 중국 다롄상품거래소 기준 철광석 9월물 가격은 1톤당 833.5위안(약 14만원)으로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산 저가 철강재의 공습은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들어 국내 자동차·조선업계에 철강재 단가 인상을 요구해왔지만, 저가 일본산이 새로운 걸림돌로 등장한 셈이다.
 

중국산 주춤하니 일본산 공세  

반면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주춤했다. 상반기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364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2만t)보다 22.8%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서 자국 소비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도 상승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4월 t당 411달러(약 49만원)까지 떨어진 중국산 열연 '수출 오퍼(수출 조건을 제시하는 일)' 가격은 이달 초 445달러(약 53만원)까지 올랐다. 철근 가격도 지난 5월 t당 419달러(약 50만원)까지 내려갔으나 이달 440달러(약 53만원)로 상승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잠잠해지니 일본이 등장했다"며 "건설자재용으로 쓰이는 H형강의 경우 일본 자본이 투입된 베트남·바레인 등에서도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산 공세까지 덮친 포스코·현대제철의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포스코의 2분기 매출은 13조4477억원, 영업익은 2232억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7.6%, 영업익은 86.3% 감소한 수치다. 또 현대제철은 영업손실 212억을 기록해 1분기(-297억)에 이어 적자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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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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