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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원순 고소인 "2차 가해 막아달라" 여변에 도움 요청

중앙일보 2020.07.16 16:57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이 한국여성변호사회(여변)에 법적인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시장의 사망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명 인사들이 피해자를 흠집 내려는 2차 가해가 계속되자 법률적인 지원을 호소한 것이다.  
 

피해자 측, 여변에 도움 요청

16일 복수의 여변 관계자는 "피해자 측에서 먼저 도움을 요청한 만큼 여변은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돕기 위한 법률지원단을 꾸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10시쯤까지 집행부 논의를 거쳤고, 법률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모았다고 한다. 여변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여성을 회원으로 하는 단체다.
 
여변의 법률지원단 구성은 피해자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피해자가 변호를 맡고 있는 김재련 변호사를 통해 여변에 도움을 구했다고 한다.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받고 있는 만큼 명예훼손죄 검토 등을 법률적 지원을 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법률지원단, 2차 가해 고소 주력

김 변호사도 이날 기자들에게 “특정인들만 2차 가해를 하는 게 아닌 것 같다”며 2차 피해 발언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 사람들이 침묵하는 것도 2차 가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가 받고 있는 2차 피해의 정도가 심각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여변은 법률지원단을 꾸리는 대로 A씨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2차 가해자를 특정해 고소하는 등 적극적인 법적 지원활동을 펼칠 방침이다. 여변 관계자는 “성범죄 피해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인해 무분별한 2차 가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김 변호사와 소통해 2차 피해를 막도록 하겠다”고 했다.
 
tbs에서 아나운서로 일하는 프리랜서 방송인 박지희씨. [사진 박지희 인스타그램]

tbs에서 아나운서로 일하는 프리랜서 방송인 박지희씨. [사진 박지희 인스타그램]

 

"왜 이제야" 2차 가해 계속돼  

한편 TBS 교통방송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박지희 프리랜서 아나운서는 14일 ‘팟캐스트’ 방송에서 “(피해자가) 4년 동안 도대체 뭘 하다가 인제 와서 갑자기 이런 식으로 김재련 변호사와 함께 세상에 나서게 된 건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15일엔 YTN 라디오를 진행하는 이동형 작가가 유튜브 라이브에서 “피고소인(박 전 시장)은 인생이 끝이 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숨어서 뭐하는 것이냐”고 했다.
 
이와 관련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학순 할머니는 성착취 피해를 겪은 지 40년이 지난 1991년에 비로소 목소리를 냈다”며 “할머니께도 ‘왜 이제야~’라고 물으실 것이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최초로 공개 증언했다.
 

정치적 양극화가 2차 가해 낳아

피해자에게 재차 상처를 주는 자극적인 공세가 계속되는 것을 놓고 극단적 정치 이념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의 사회 이슈를 놓고 정치적 성향에 따라 해석이 갈리면서 발언의 수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뜻이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한 피해여성을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오른쪽)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녹번동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한 피해여성을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오른쪽)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녹번동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익명을 요구한 여성학 교수는 "“정치적 양극화와 쏠림 현상이 심해져서 피해자에게 재차 상처를 주는 자극적인 공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피해자가 실존하는 이슈임에도 진영 논리로 덮여버렸다"고 지적했다. 구정우 사회학과 교수는 "며 “박 전 시장을 지키기 위한 발언에 해당 지지자들은 무조건 호응하고, 발언한 사람은 인기가 올라가는 구도가 굳어졌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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