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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없는 사회 만들겠다"…카카오페이, 종이고지서 밀어낸다

중앙일보 2020.07.16 16:47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때 병원에 직접 가지 않고 카카오톡만으로 진단서를 발급받고 제출할 수 있을까. 모바일 전자고지 시장 점유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이 같은 ‘종이 없는 사회’가 곧 현실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페이 이승효 부사장(CPO).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이승효 부사장(CPO). 카카오페이

이승효 카카오페이 서비스총괄부사장(CPO)은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사업 목표가 “종이 없는 사회”라고 밝혔다. 최근 카카오페이가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전자문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전자문서 서비스는 세금, 전기요금, 아파트 관리비 등 각종 청구서를 카카오톡 플랫폼으로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모바일 전자고지 시장의 선두주자

전자문서 서비스는 크게 ‘카카오페이 청구서’, ‘카카오페이 인증’, ‘카카오페이 내문서함’ 세 축으로 이뤄져 있다. 카카오페이 청구서는 2016년 2월 출범한 국내 최초 모바일 메신저 기반 전자고지결제(EBPP) 서비스다. 이 부사장은 “개인정보 노출과 불필요한 문서 발급 비용을 줄이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에만 5300만 건의 전자문서를 발송했고, 같은 해 7월부터 행정안전부‧지자체‧금융결제원과 업무 협약을 맺고 전국 17개 지자체 지방세 고지서를 발송한다. 이 부사장은 “추가 수수료나 별도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카카오톡을 통해 공과금과 카드 이용대금, 지방세 납부알림을 받고 납부할 수 있다”며 “이용자 충성도가 가장 높은 서비스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2017년 6월 출시된 ‘카카오페이 인증’은 서비스 확대를 위한 보안 시스템이다. 현재까지 인증서 1500만개가 발행됐다. 지난 5월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를 폐지하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설인증 시장의 경쟁이 본격화했다. 올해 말까지 2000만 개 이상의 인증서를 발행하겠다는 게 카카오페이의 목표다. 현재 사설 인증시장에선 이동통신 3사가 연합해 만든 ‘PASS’ 인증, 은행연합회가 출시한 ‘뱅크사인’과 카카오페이 인증서의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의 ‘토스 인증’을 비롯해 금융권에서 확대 중인 바이오인증 등 신규 인증서비스의 시장 진입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 부사장은 “향후 기술 발전을 위해 바이오인증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5월 이 같은 인증과 청구서 서비스를 통해 확보된 전자문서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내문서함’ 서비스를 출시했다. 출범 한 달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확보했다. 
지난 달 25일 오후 서울 KT광화문빌딩에서 관계자가 KT 모바일통지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달 25일 오후 서울 KT광화문빌딩에서 관계자가 KT 모바일통지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바일 전자고지 시장은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전자고지서 발송량은 1196만건으로 전년 대비 8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는 현재 939억원 수준인 모바일 전자고지 시장 규모가 2023년에는 2조1000억원 규모까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고지 서비스를 도입한 기관은 정부‧지자체‧공공기관 55곳, 민간기관 45곳으로 총 100곳이다. 카카오페이에 이어 시장에 합류한 네이버와 KT 등 경쟁사의 추격도 무서운 기세다.  
 
카카오페이 측은 현재 B2C(Business to Customer) 형태인 전자고지 시장을 향후 C2B(Customer to Business), C2G(Customer to Government) 형태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정부나 금융사가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청구서를 발송하는 형태에서 향후 소비자가 직접 필요한 문서를 정부나 금융사에 전자문서 형태로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이다. 김재헌 카카오페이 전자문서사업실장은 “정부에서도 대국민 편익 향상을 위해 관련 모델에 대해 고민 중인 걸로 안다”며 “향후 필요하다면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서비스 출시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은 글쎄, 고지서 데이터가 쏠쏠 

다만 전자고지 시장의 수익성은 아직 미지수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 제공 수수료를 건당 100원 이상으로 책정하고 있는데, 서비스 구축비용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수수료로는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카카오페이도 이날 “당장 수익이 많이 나는 사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당장 수수료 수익보다 각종 고지서에 담긴 ‘생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데이터가 오는 8월 열릴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쏠쏠한 원료가 될 수 있어서다.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 역점사업인 마이데이터 사업은 고객 동의 하에 한 금융사 앱에서 각 금융사에 흩어진 신용정보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는 사업이다. 이 부사장은 “인증과 청구서, 전자문서 서비스에 기반한 정보가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유용하게 사용자에게 전달될 것”이라며 “다만 해당 원천 데이터는 청구서 발급기관에서 갖고 있기 때문에 해당 기관이 데이터 사업에 참여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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