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셀프 메디케이션' 확산에 제약·바이오업계 2분기 실적 '맑음'

중앙일보 2020.07.16 15:43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업종이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스스로 건강·면역을 챙기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업체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판매 호조와 비대면 영업 확대에 따른 비용 감소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런 영향으로 상반기 'K-바이오' 수출도 급증했다.  
국내 한 바이오제약기업의 연구개발(R&D) 현장. [중앙포토]

국내 한 바이오제약기업의 연구개발(R&D) 현장. [중앙포토]

셀트리온 2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 전망  

16일 관련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는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처음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분기 매출 1위에 올랐던 셀트리온은 2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6일 기준 증권가가 추정하는 셀트리온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3973억원, 영업이익은 150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25.1% 증가한 수치다. 1분기와 마찬가지로 2017~18년 출시한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위암 치료제인 허쥬마의 매출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 제품의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 2분기에 매출 4000억~42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45% 안팎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6배를 넘는 664억원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좌)과 셀트리온 송도 사옥(우) [중앙포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좌)과 셀트리온 송도 사옥(우) [중앙포토]

유한양행 얀센기술료 덕분에 흑자전환할 듯  

지난 1분기 실적이 크게 줄었던 유한양행은 2분기에는 턴어라운드한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405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2.7% 오른 수치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4억원 손실에서 254억원 이익으로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다만, 유한양행의 흑자 전환은 제품 판매 증가보다는 지난 4월 얀센으로부터 받은 약 3500만 달러(약 432억원) 규모의 기술료(마일스톤) 덕분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 2분기에 약 300억원의 마일스톤이 인식될 것”으로 분석했다. 유한양행은 2018년 말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 비소세포폐암 신약인 레이저티닙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종근당 1분기 이어 2분기도 호실적 예상  

종근당은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종근당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오른 3100억원대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0%가량 증가한 3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존 제품들이 지속 성장하고 있는 데다 도입 상품인 아토젯·케이캡·프리베나·큐시미아 등이 고성장하면서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에 세계 최대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내부.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에 세계 최대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내부.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CMO 입지 다진 삼성바이오 양호한 실적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이 주력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6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15일 보고서에서 “2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매출 2390억원, 영업이익 6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MO업계에서의 견고해진 입지로 대규모 수주가 지속되며 바이오의약품 시장과의 동반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로 대박을 터뜨린 씨젠의 올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2655억원, 영업이익 164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0%, 영업이익은 3500%가 넘는 수치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주춤하지 않고 올 가을 2차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 하반기와 내년까지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씨젠에서 생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진단 시약 제품. / 신인섭 기자

씨젠에서 생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진단 시약 제품. / 신인섭 기자

대웅제약·한미약품은 실적 하락 전망  

반면,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은 2분기 실적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보톡스 균주 도용 논란과 관련해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패소 예비판정을 받은 대웅제약은 올 2분기 매출이 10%, 영업이익은 60~90% 하락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매출이 급감한 한미약품의 경우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에 그칠 것이지만, 영업이익이 30~50%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매 분기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북경한미약품의 이익이 올해는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전망 밝지만, 약가 인하로 실적 악화할 수 

K-바이오 수출도 크게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의약품 수출액은 약 28억 달러(한화 3조36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18억 달러)보다 61% 증가했다. 반기 수출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바이오시밀러와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이 크게 늘면서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에도 제약·바이오업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7월부터 시행된 약가 인하 조치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 약가 차등에 따른 약가 인하로 제네릭 의약품 제조사들이 실적 악화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