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동 후엔 '미친 약'"…농촌 외국인 노동자들 은밀한 거래

중앙일보 2020.07.16 14:16
경기 고양경찰서가 지난해 5월 포천 영세공장 밀집 지역에서 신종 합성마약 '야바'를 투약한 혐의로 태국인 불법체류자들을 적발할 당시 압수한 야바. [연합뉴스]

경기 고양경찰서가 지난해 5월 포천 영세공장 밀집 지역에서 신종 합성마약 '야바'를 투약한 혐의로 태국인 불법체류자들을 적발할 당시 압수한 야바. [연합뉴스]

국내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미친 약'으로 불리는 마약을 판 태국인 불법체류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광주 광산경찰서, 태국인 7명 검거
4명 구속, 3명 영장심사…"불법체류"
야바·필로폰·대마 등 판매하고 투약
신종 마약 야바는 태국어로 '미친 약'
"고된 육체노동 견디려 손댔다" 진술

 광주 광산경찰서는 1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A씨(35) 등 태국인 7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두 달간 영암 등 전남 지역 농촌을 돌며 자국에서 온 노동자들에게 야바·필로폰·대마 등 마약을 판매하고 일부는 투약한 혐의다. 야바는 태국어로 '미친 약'이라는 뜻을 가진 신종 합성마약이다.
 
 경찰은 "해외에서 들여온 마약이 농촌 지역에서 은밀히 거래되고 있다"는 첩보를 토대로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붙잡힌 A씨 등은 20~40대 태국 남성으로 모두 국내 체류 기간을 넘긴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농촌에서 일하며 알게 된 사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A씨 등은 주변 동료나 농촌에서 일손을 돕는 비슷한 처지의 태국인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마약을 팔고 일부는 본인들이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바는 1정당 4만5000원에 사들여 7만원에 팔고, 필로폰은 1g당 1만원에 구입해 두세 배 부풀려 되판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경찰에서 "고된 육체노동을 견디기 위해 마약에 손댔다"는 취지로 말했다.
 
광주 광산경찰서 전경. [뉴스1]

광주 광산경찰서 전경. [뉴스1]

 경찰이 검거한 7명 중 마약을 공급한 1명은 다른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6명 중 A씨 등 3명은 구속됐고, 3명은 이날 오전 광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경찰은 나머지 3명도 불법체류자여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여죄를 캐는 한편, 이들로부터 마약을 사들인 상습 투약자가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