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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곳 가고 싶다" 유럽 빅리그 꿈꾸는 이재성

중앙일보 2020.07.16 13:24
독일프로축구 시즌을 마치고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이재성. 15일 미용실을 다녀온 그는 긴머리를 유지한채 웨이브를 넣었다. 장진영 기자

독일프로축구 시즌을 마치고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이재성. 15일 미용실을 다녀온 그는 긴머리를 유지한채 웨이브를 넣었다. 장진영 기자

 
“오랜 만에 햇볕을 쬐니 행복하네요.”

자가격리 후 미용실 다녀와 인터뷰
독일 홀슈타인 킬서 10골 8도움
크리스탈 팰리스 등 여러 팀 관심
"뛸 수 있는, 나를 원하는 팀 1순위"

 
15일 서울 합정동에서 만난 이재성(28·홀슈타인 킬)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2 2019-20시즌을 마친 이재성은 지난달 30일 귀국했다. 함부르크에서 프랑스 파리를 경유해 돌아왔다. 곧장 고향 울산에 있는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았고, 전날(14일) 2주 자가격리가 해제됐다.
 
이재성은 “독일에서 시즌 중에 코로나 검사를 매주 2~3번씩, 총 10번 정도 받았다. 긴 면봉을 입 안과 코 안에 넣어 검체를 채취한다. 한국은 좀 더 깊숙이 넣어 눈물이 조금 났다”며 웃었다.
 
지난 3월 독일에서도 자가격리를 했던 이재성은 “두번째 경험이라 슬기롭게 해냈다. 울산집 옥탑방에서 홀로 지냈다. 옥상에서 옆집에 살고 있는 조카를 멀리서 지켜봤다. 어머니가 음식을 방 앞에 놓아주셨다. 독일에서 먹고 싶었던 치킨과 치즈볼도 먹었다. 실내자전거가 있어 개인운동도 하고, TV로 프리미어리그와 K리그도 봤다. 지난 주말 친형(강원FC 이재권)이 골 넣는 경기도 라이브로 봤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독일 미용실이 문을 닫는 바람에 이재성은 작년 12월부터 7개월간 머리카락을 자르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목까지 길렀다. 이재성은 이날 서울 단골 미용실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긴머리는 유지한채 웨이브를 넣어 깔끔해졌다. 이재성은 “머리 감는 시간도 길어지고, 트리트먼트도 해야한다. 불편하지만 오히려 절제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 가족과 지인들이 만류했지만 1년간 장발을 해보려한다. 안정환 선배처럼 묶어보고도 싶다”며 웃었다. 
 
홀슈타인 킬 이재성(가운데)이 골을 터트린 뒤 동료들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홀슈타인 킬 인스타그램]

홀슈타인 킬 이재성(가운데)이 골을 터트린 뒤 동료들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홀슈타인 킬 인스타그램]

 
이재성은 올 시즌 리그와 포칼에서 10골·8도움(33경기)을 올린 팀 에이스였다. 홈 팬들은 “리(LEE)”를 외치며 열광했다. K리그 전북 현대에서 미드필더로 최우수선수(MVP)에 올랐지만, 독일에서는 주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이재성은 “고3 때 왕중왕전에 득점왕에 오른 뒤 스트라이커는 처음이다. 공격수는 골을 넣어야 하고 결과와 직결되는 포지션이라 압박감을 받았다. 전북 (이)동국이 형이 대단하다고 다시 한 번 느꼈다”고 했다. 이어 “다른 포지션을 보며 풀어가는 능력을 배웠다. 팀이 선굵은 롱볼이 아닌 패스플레이를 추구해 잘맞았다. 국내에서는 드리블을 많이 했는데, 독일에서는 성공률이 떨어졌다. 패스플레이를 통해 보다 영리하고 쉽게하고, 불필요한 힘을 빼려했다”고 말했다. 키 1m90㎝에 육박한 독일 장신 수비수들을 상대한 이재성은 “피지컬 코치들이 훈련 때 잡아줬다. 훈련 끝나고도 남아 운동한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 독일 홀슈타인 킬 에이스로 활약한 이재성. 올여름 빅리그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올 시즌 독일 홀슈타인 킬 에이스로 활약한 이재성. 올여름 빅리그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홀슈타인 킬은 내년 6월 계약만료인 이재성의 이적료를 챙기려면 올여름 팔아야한다. 이재성은 영국 에이전시 USM(유니크 스포츠 매니지먼트)와 계약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탈 팰리스와 중위권팀, 독일 분데스리가 1부팀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1부리그 승격이 좌절된 독일 함부르크의 관심에는 이재성측에서 힘들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벨기에 안더레흐트는 리그 8위에 그쳐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하면서 고려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재성은 “한치 앞도 모르는게 인생이다. 많은 곳에서 관심을 보이지만, 아직 어디로 갈지 결정하지 않고 기다리는 입장”이라며 “경기장에 뛸 수 있는 팀을 잘 찾아야하고, 감독이 원하는 선수여야한다. 그런 부분을 우선시하고, 유럽대항전에 나갈 수 있는 팀이면 감사한 일이다. 어렵다면 1부리그 팀이라도 가고 싶다”고 했다.
 
빅리그 진출 가능성에 대해 “분데스리가 1부도 생각하고 있고,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도 생각하고 있다. 더 높은 곳에서 더 큰 무대에서 저의 기량을 펼쳐보고 싶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큰 형이 영국 파트너와 소통하며 잘 진행하고 있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공부한 큰형 이재혁 SJ스포츠 CEO는 “재성이의 꿈은 프리미어리그지만, 무엇보다도 재성이가 행복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판단을 하려한다”고 했다. 크리스탈 팰리스의 경우 로이 호지슨 감독이 과거 한국인 설기현과 이청용을 잘 기용하지 않은 점까지 감안하고 있다.
 
최근 독일 라이프치히로 이적한 황희찬에 대해 이재성은 “(지)동원이 형, (백)승호, (권)창훈이 등 독일에서 뛰는 선수들이 모인 채팅방에서 축하해줬다. 나름대로 많이 생각하고 최고의 선택을 했을거라 생각하고, 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성과 그의 조카. 둘째형 강원FC 이재권의 아들이다. [사진 이재성 인스타그램]

이재성과 그의 조카. 둘째형 강원FC 이재권의 아들이다. [사진 이재성 인스타그램]

 
올해만 자가격리를 2차례한 이재성은 국내에서 당분간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이재성은 “친구와 제주도에 가서 한라산을 오르려 한다. 또 친정팀 전북을 찾아가 전 동료들, 직원분들, 클럽하우스 이모님들에게 인사드리고 싶다”며 “독일에서도 전북 경기를 챙겨봤다. (이)청용이 형이 가세한 울산 현대와 우승경쟁 중인데, 내 고향은 울산이지만 당연히 프로진출길을 열어준 전북을 응원한다. 전북은 가면 갈수록 강해지는 팀인 만큼 대기록(K리그 4연패)를 세울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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