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대의 신변 비관? 제주서 호텔 방화…투숙객 50여명 대피 소동

중앙일보 2020.07.16 11:57
제주시내 호텔 소파에 남은 방화 흔적. [사진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주시내 호텔 소파에 남은 방화 흔적. [사진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주의 한 호텔 객실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호텔에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로 A씨(20·제주도)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호텔 측 "스프링클러 작동해 큰 불 막아"
경찰, 불낸 후 시내 배회하던 20대 검거
소방당국, 광역화재조사단 꾸려 조사중

 
 16일 제주서부경찰서와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2시26분께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 10층 객실의 소파 등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이 객실 내부에서 꺼지면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호텔 안에 있던 투숙객 55명이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불은 객실 내부 7.5㎡와 침대·소파 등 135만원 상당의 물품을 태운 뒤 객실 내 스프링클러에 의해 꺼졌다. 객실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한 가운데 호텔 직원이 옥내 소화전을 이용해 완전 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객실 내 소파와 욕실을 주요 발화지점으로 보고 있다. 불이 난 소파에는 소형 종이 박스 등을 이용해 불을 붙인 흔적이 있고, 욕실 내 욕조 안에 놓여있던 수건에서도 불에 탄 흔적이 발견됐다. 또 책상에서도 작은 종이 등을 태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
 
제주시내 호텔 책상에 남은 방화 흔적. [사진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주시내 호텔 책상에 남은 방화 흔적. [사진 제주도소방안전본부]

 경찰에 따르면 호텔 객실에서 연기가 난 후 A씨가 객실을 빠져 나가는 모습이 폐쇄회로TV(CCTV)에 찍혀 있었다. CCTV 화면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이날 오전 4시20분께 제주시내 한 대형마트 인근 도로에서 배회하던 A씨를 검거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14일부터 해당 호텔에 투숙했고, 불을 지른 이날 당초 퇴실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A씨가 신변을 비관해 불을 지른 것이 아닌가 보고 정확한 방화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유입인구 증가 등의 여파로 매년 원인미상 화재나 방화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방사사건 대응을 위해 이틀 전인 지난 14일 '광역화재조사단'이 출범했다. 제주에서의 방화 화재가 2017년 15건, 2018년 21건, 2019년 30건 등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광역화재조사단은 화재사건 외에도 특별사법경찰 업무도 맡는다. 소방기본법 등 7개 소방관계법령의 위반 시 수사 및 검찰송치, 방화 등 범죄혐의 발견 시 관할 지검 검사장에게 보고하는 역할도 한다.
 
 제주소방안전본부 광역화재조사단 김승숙 단장은 “방화의 경우 범죄를 은폐하거나, 경제적 이득 추구, 신변비관 등으로 충동적인 화재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건도 이런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