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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은 '피해호소인' 고집하는데…여가부 "피해자가 맞다"

중앙일보 2020.07.16 11:34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후 ‘피해호소인’과 ‘피해자’란 용어 선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여성가족부가 처음으로 ‘피해자’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시선 박원순 시청광장 빈소

시선 박원순 시청광장 빈소

16일 여성가족부는 브리핑에서 ‘피해호소인’이란 표현에 대한 여가부의 입장을 묻는 질의에 ‘피해자’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 호소인 표현 논란에 입장 밝혀

 
황윤정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우리 소관 성폭력 방지법 등에 따르면 피해자 지원기관의 보호나 지원을 받고 있으면 피해자로 본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자 보호법 취지를 볼 때 피해자로 인정될 수 있다”면서다. 다만 황 국장은 “고소인은 중립적 용어로 쓸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상황을 기술하는 방식은 기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도 말했다. 여가부 입장에서 ‘피해호소인’이라는 말을 선호하는 여권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시장 사건 관련 최근 용어를 둘러싼 대립구도가 이뤄져 박 전 시장이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과 서울시는 ‘피해호소인’이라는 표현을 고수하고 있지만, 여성단체들은 ‘피해자’가 더 적절한 표현이라고 반박한다. 지난 15일 서울시는 입장 발표 때 ‘피해호소 직원’이라는 말을 썼다. 서울시는 피해 사실이 내부에 접수되고 조사 등이 진행돼야 ‘피해자’라는 말을 쓴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 전 시장을 성추행 등으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를 대리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A씨를 “위력 성추행 피해자”로 칭한 바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도 10일 입장문에서 “피해자의 용기를 응원하며 그 길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사건 발생 이후 “입장 낼 것이 없다”며 며칠 침묵을 지키다 지난 14일에서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 관련 입장’을 내고 피해자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원기관과 제대로 논의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백민정·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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