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신한 아내가 마셨다" 인천 '유충 수돗물' 분노의 靑청원

중앙일보 2020.07.16 06:13
인천시 서구 검암동 한 빌라에 공급된 수돗물에서 지난 13일 오후 발견된 유충. 연합뉴스

인천시 서구 검암동 한 빌라에 공급된 수돗물에서 지난 13일 오후 발견된 유충. 연합뉴스

최근 인천 서구 일대와 부평구 등에서 ‘수돗물 유충’이 발견된 가운데 책임자의 징계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5일 ‘인천시 유충 수돗물 문제 해결 및 관련 담당자 징계 요청’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16일 오전 5시 30분 기준 7071명이 해당 글에 동의했다.
 
청원인은 “2019년 5월 인천 붉은 수돗물 사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1년 남짓 시간이 흘렀다”며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샤워기 필터는 1~2주면 금방 붉게 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비싸게 주고 산 샤워 필터에는 이미 죽어있는 유충이 곳곳에 있었다”며 “얼마 전 임신한 아내와 뱃속의 아기가 지금까지 이렇게 더러운 물을 먹고 생활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청원인은 또 “대통령님, 어떤 게 들어있을지 모르는 붉게 물든 물, 눈에 보이지 않는 벌레가 기어 다니는 물 드셔 보신 적 있으십니까. 가족에게 먹일 수 있으시냐”라고 되물었다.
 
이어 “사람의 생명,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안이하게 대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며 “지난번 인천의 붉은 수돗물, 그리고 이번의 유충 수돗물까지 이는 자연 재난이 아니다. 장담컨대 사람에 의한 재앙, 인재”라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원인은 “인천시 상수도사업소 관련 담당자들의 업무 태만, 관리 소홀에서 비롯한 문제를 넘어가지 말라”면서 “부서장이 아닌 관련 실무자 관리자 모두의 책임이니 꼭 사실을 밝혀 처벌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벌레가 있는 수돗물을 먹이는 저들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인천시는 이날 공촌정수장과 연결된 배수지 8곳을 모니터링한 결과 배수지 2곳에서 유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인천시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101건의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전날 낮 12시 23건과 비교하면 5배 정도 늘어났다. 
 
인천시는 안전을 위해 3만6000세대에 수돗물을 직접 마시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 해당 지역 어린이집·유치원·학교 급식에서도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생수를 사용해 급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