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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도 곧 임상 3상 돌입, 그 뒤엔 시간·돈 ‘초고속 작전’

중앙일보 2020.07.16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15일(현지시간) 발표하자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급등했다. [AP=연합뉴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15일(현지시간) 발표하자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급등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선두 그룹’이 결승점을 향한 막판 스퍼트에 돌입했다. 임상시험 진행에 잠시 주춤하던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이달 말 임상 3상을 시작한다고 밝히면서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 임상을 시작한 지 4개월 만이다. 앞서 임상 3상에 돌입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중국 시노백에 이어, 중국 시노팜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이들이 선두로 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와 기관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도 영국·중국과 백신 선두권
모더나 한 곳에 6000억 퍼부어
정부·기관서 대규모 지원 속도전
한국은 1115억 여러 곳 나눠 투입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모더나는 오는 27일부터 미국 내 87개 연구시설에서 3만 명을 대상으로 백신(mRNA-1273) 임상 3상을 진행한다. 100㎍의 백신 후보물질을 한 차례 투여한 후, 29일 뒤 재투여하는 방식이다.
 
지난 5월 모더나가 보도자료 형태로만 공개했던 임상 1상 결과를 담은 논문도 이날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게재됐다. 모더나 측은 논문에서 45명 모두에게서 항체가 형성됐고, 중화 활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화란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을 뜻한다. 45명의 참가자들은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저농도(25㎍)·중간농도(100㎍)·고농도(250㎍) 백신을 두 차례 투여받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농도 투여 그룹은 코로나19 완치자와 비슷한 수준의 향체가 형성됐고, 중간·고농도 투여 집단은 완치자보다 높은 수준의 항체가 확인됐다.
 
매사추세츠에 있는 모더나 본사. [EPA=연합뉴스]

매사추세츠에 있는 모더나 본사. [EPA=연합뉴스]

백신 개발 기업들에 가장 많은 지원금을 투입한 미국 정부는 임상 결과가 나오기 전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임상이 끝나고 승인이 완료됨과 동시에 지체 없이 의료 현장에 백신을 투입하기 위해서다. 13일 미국 행정부 고위 관료는 “4~6주 안에 백신 물질 제조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번 여름이 끝날 때는 활발하게 백신을 제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백신 개발에서 먼저 치고 나간 기업들은 정부와 기관에서 대규모 자금 지원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덕분에 자본·시간과의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더나는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 으로 불리는 미국 정부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약 5억 달러(약 6000억원)를 지원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3억 달러(약 3600억원), 존슨앤드존슨은 4억 5600만 달러(약 5500억원)를 받았다. 미국 정부가 백신 개발 기업에 투자하기로 한 총금액은 195억 달러(약 24조원)에 달한다.
 
국제단체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도 이노비오·모더나·노바백스 등 백신 개발 기업과 기관에 자금을 지원한다. 지원금은 백신별로 수천억원 선이다. 리처드 해쳇 CEPI 대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는 향후 12~18개월간 20억 달러(약 2조 4000억원)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이 받는 지원금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 지난 14일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1115억원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SK바이오사이언스·제넥신·셀트리온 등이 나눠야 한다.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백신은 국가가 전략적으로 주도해서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될성부른 나무’를 골라 가능성 있는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유진·석경민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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