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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5일’…김태년 “7월 공수처 출범”…통합당 “신(新) 정권보위부 설치통보, 무도”

중앙일보 2020.07.13 19:42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왼쪽 셋째는 박광온 최고위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왼쪽 셋째는 박광온 최고위원. [연합뉴스]

“늦어도 이번 7월 국회에는 모든 것이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인사청문회법 등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후속 3법을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13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영결식 1시간 후 여권 수뇌부가 쏟아낸 말이다. 지난 9일 이후 ‘박원순 조문 정국’으로 급브레이크가 걸렸던 입법드라이브에 재시동을 걸겠다는 의미다. 한 원내부대표에게선 “조문은 조문, 국회는 국회”라는 말도 나왔다.  
 
그간 민주당이 7월 임시국회의 핵심 쟁점으로 예고했던 부동산 입법, 공수처 출범, 국회법 개정 가운데 이날 수뇌부는 공수처와 부동산에 무게를 실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 출범 법정시한(15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야당의 직무유기로 공수처의 법정기한 내 출범이 여의찮다”며 “민주당은 법과 절차대로 공수처 출범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회의 직후 민주당은 여당몫(2명)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으로 친정부성향의 학자인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장성근 전 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을 지명했다. 지도부의 속도전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그러나 장 전 회장이 ‘박사방 사건’ 관련자 변호인을 맡았단 보도에 6시간여 만에 장 전 회장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는 해프닝도 벌어졌다.후보추천위원을 지명하지 않고 버티는 미래통합당을 압박하려다 삐끗한 것이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위원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으로 공수처장 후보 2명을 추려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7명 추천위원 중 여당 2명, 야당 2명을 지명하게 돼 있다. 야당이 추천위원을 지명하지 않으면 추천 절차는 진행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여당은 공수처 운영규칙 개정을 통해 야당 몫 추천위원 지명권 하나를 더 여당이 가져오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여론을 가늠하기 어렵다. “아직은 상황을 보겠다”(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분위기다. 
 
13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리는 가운데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기자협회]

13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리는 가운데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기자협회]

통합당 소속 법제사법위원들은 이날도 김 원내대표의 공수처 관련 발언에 대해 “‘신(新)정권보위부’ 설치법을 강행 처리한 여당이 이제는 설치도 강행하겠다고 제1야당에 통보한 것으로 그 무도함에 분노가 치민다”고 반발하며 버텼다. 
 
여당은 7·10 부동산대책 후속 입법과 국회법 개정안 처리는 여당 단독으로라도 추진하겠단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부동산 대책 입법 관련해 “7월 국회 최우선 민생현안 과제로 정하고 반드시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했다.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차지하고 있고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도 가져간 만큼 일사천리 법안 심사가 가능하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여당은 지난주엔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법 관련 개정안과 ‘임대차 3법’을 발의하면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임차인 보호 장치를 강화한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추가 준비중이라고 한다. 
미래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왼쪽)가 1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원내총괄수석부대표와의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왼쪽)가 1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원내총괄수석부대표와의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5일 장 이후 처음 다시 만났지만 7월 임시국회 일정 합의 실마리를 찾는 데 실패했다. 여당은 개원식과 함께 미뤄뒀던 국회부의장과 정보위원장 선출을 먼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개원식을 생략하고 현안을 짚기 위한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부터 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민주당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15일 본회의는 야당 의원들이 고 백선엽 장군 영결식에 참석해서 열기 어려워 16일 이후 본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임시국회 일정 협의가 표류하는 동안 여야가 대립하는 현안은 크게 늘어났다.고(故) 백선엽 장군 장지 문제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등 큰 논란거리가 추가됐다. 야당은 또 ‘윤미향 사태’ 국정조사 주장도 아직 놓지 않았다. 통합당은 박지원 국정원장·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태는 정무위원회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야당이 공세를 펴기 유리한 상황이어서 오히려 국회 일정 협의가 길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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