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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이어 '위챗' 때리는 美…불붙은 플랫폼 패권 전쟁

중앙일보 2020.07.13 16:29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동영상 기반 SNS '틱톡' 등 중국 앱 이용 금지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동영상 기반 SNS '틱톡' 등 중국 앱 이용 금지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이어 중국계 플랫폼 업체를 압박하고 나섰다. 동영상 기반의 '틱톡(TikTok)'과 메신저 앱 '위챗(Wechat)'이 표적이다. 
 

美 정부, 중국産 플랫폼 앱 차단 조치 고려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국가 안보 위협"
'13억 내수' 기반 中 플랫폼 가파른 성장세
신(新) 경제패권 장악한 美 기업들 '위협'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두 앱의 사용을 금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플랫폼 서비스를 상대로 '강한 조치(strong action)'를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틱톡이 디즈니 임원 출신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는 등 화웨이가 했던 방식을 그대로 쓰고 있지만, 미국인 꼭두각시를 두는 건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규제의 이유로 든 건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보안 문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틱톡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틱톡이 스마트폰에 남은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언제든 이를 검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미국 기업들도 가세했다. 미 대형은행 웰스파고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안상 우려'를 이유로 업무용 스마트폰에서 틱톡을 지우라고 요구했다. 온라인 상거래업체 아마존도 자사 직원들에게 같은 요구를 했다가 논란이 일자 "실수였다"며 번복했다.
 

빠른 중국 플랫폼 기업 성장세 

틱톡 앱을 운영하는 중국 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의 베이징 사무실. [로이터=연합뉴스]

틱톡 앱을 운영하는 중국 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의 베이징 사무실. [로이터=연합뉴스]

실제로 틱톡은 사용자 스마트폰의 '클립보드' 훔쳐보기 등 보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적극적인 견제가 보안 문제에서만 시작된 건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이른바 정보기술(IT) 분야의 글로벌 패권 경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선점 효과'가 중요한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 중국계 업체들은 미국을 빠르게 추격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IT업체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틱톡은 2016년 9월에 서비스를 시작해 4년도 안 되는 사이 전 세계에서 8억명의 사용자를 끌어모았다. 특히 10대들에 인기를 끌며 미국 내 사용자만 4000만명에 달한다. 접속자 수 기준으로 전 세계 소셜미디어 업계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이은 4위다. 
 
중국 텐센트홀딩스가 소유한 위챗은 중국 내 가입자가 가장 많은 소셜미디어·메시지·결제 플랫폼이다.
 
이런 급성장이 가능했던 건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의 강력한 내수 시장 덕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해외 소셜미디어 차단 정책도 한몫했다. 중국계 업체들은 경쟁자가 없는 내수시장에서 빠르게 덩치를 키운 뒤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해외 업체들은 중국 시장 접근이 차단된 채 중국 플랫폼과 경쟁해야 한다.  
 
플랫폼 장악은 '신(新) 경제' 패권과 직결된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시가총액 순위 1~5위를 차지하는 페이스북·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은 모두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애플의 경우 아이튠즈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충성 고객을 끌어모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였던 2019년에도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기업의 위협이 현실화되자 미국으로선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인구'에는 '인구'

중국과의 유혈 국경 충돌을 겪은 후인 지난달 30일 인도의 한 단체가 '중국산 틱톡앱을 사용하지 말자'며 틱톡 로고가 출력된 종이를 불태우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과의 유혈 국경 충돌을 겪은 후인 지난달 30일 인도의 한 단체가 '중국산 틱톡앱을 사용하지 말자'며 틱톡 로고가 출력된 종이를 불태우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정작 중국계 업체들이 두려워하는 나라는 따로 있다. 13억 인구의 인도다.  인도는 지난달 29일 틱톡과 위챗 등 중국산 앱 59개를 차단했다. 미국처럼 '안보 이슈'를 들었지만, 최근 중국과 국경에서 빚은 마찰과 무관치 않은 조치다.
 
그러자 미국의 제재 움직임에도 끄떡 않던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는 인도 정부에 "앱 설치 금지를 하지 말아달라"며 읍소하고 있다. 13억 인구를 가진 내수 시장의 위력을 잘 알기 때문이다. 현재 추세라면 인도는 머지않아 중국을 제치고 인구수 1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5월 통계에 따르면 틱톡 앱을 가장 많이 설치한 국가는 인도였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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