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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같이한 만남 하나하나…한·미 동맹의 역사적 장면들

중앙일보 2020.07.13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월터 샤프

월터 샤프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별세 소식을 듣고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애도가 이어졌다. 2008년 6월부터 2011년 7월까지 3년1개월간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월터 샤프 예비역 육군 대장은 중앙일보에 고인을 추모하는 기고문을 e메일로 보내왔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방보좌관을 역임했던 육군 중장 출신의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도 추모의 글을 보내왔다. 샤프 전 사령관은 고인을 “역사 속 거인”으로, 김 이사장은 고인을 “호국의 영웅”으로 기렸다.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 추모글
“그를 위해선 늘 시간 비워둬야”
틸럴리 전 연합사령관이 조언

 
세상에서 진정한 모범과 영웅을 찾기가 힘들다. 그러나 백선엽 장군은 한·미 동맹은 물론 그의 진심, 리더십, 헌신 그리고 한·미 동맹에 대한 사심 없는 봉사를 존경하는 수백만의 군인과 민간인에게 더 큰 역할을 했다.
 
나도 백 장군처럼 놀라운 기억력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처럼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에 대해 사소한 것들을 다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하나하나 떠올리면서 나 자신을 위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위대한 사람에 대한 기억은 내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1996년 존 틸럴리 주한미군 사령관 겸 연합사령관의 부관으로 처음 한국에 부임했다. 그때 “한국엔 단 한 사람이 있는데, 그를 위해선 언제라도 시간을 비워둬야 한다”고 들었다. 그가 바로 백 장군이었다.  
 
1950년 10월 평양에서 백선엽 제1사단장(왼쪽)이 대동강변에서 미 육군 제1기갑사단장과 작전을 협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1950년 10월 평양에서 백선엽 제1사단장(왼쪽)이 대동강변에서 미 육군 제1기갑사단장과 작전을 협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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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백 장군과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것은 단지 중요한 만남이 아니었고, 그 이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와 같이했던 모든 지형 도보 답사, 사무실 방문, 동맹 회의는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이었다. 나는 말 그대로 그의 리더십과 헌신, 그리고 그가 한·미 동맹을 얼마나 신경 쓰는지를 보고 경외심을 느꼈다. 그리고 내가 사령관으로 다시 한국을 찾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의 일이었다. 나는 살아 있는 전설인 백 장군을 집으로 초청한 후 긴장했다. 나는 내 전임 사령관이 했던 것처럼 이 멋진 분을 모시는 데 만전을 기하고 싶었다. 처음 그와 저녁을 함께 하는 날, 백 장군은 나를 따뜻하게 맞아줬고 내 걱정은 씻은 듯 사라졌다.
 
나는 천성적으로 내성적인 사람이다. 그런데 백 장군은 이전 사령관들에 대한 얘기와 힐탑하우스(사령관 관사)에서의 시간을 전해주면서 내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의 배려에 감사했다.
 
지금 그때의 기억을 되돌아보면 역대 사령관들도 한국과 미국 역사 속 거인인 백 장군과 역사적 순간을 공유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나는 이 위대한 리더이자 멘토, 그리고 무엇보다도 친구라 불렀지만 훌륭한 모범을 보여줬던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
 
백 장군님, 고맙습니다. 당신은 과거와 현재 세대들에게 모범을 보여 한·미 동맹이 중요하고 강력해지도록 만드는 데 도움을 주셨습니다. 당신은 미래 세대에게 한·미 동맹이 계속 발전하도록 가르쳐주셨습니다.  
 
월터 샤프 미군 예비역 육군 대장·전 주한미군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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