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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문 작동하지 않았다"…고흥 병원 화재 '30명 사상' 이유보니

중앙일보 2020.07.10 19:00
10일 오전 전남 고흥군 고흥읍 한 중형 종합병원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0일 오전 전남 고흥군 고흥읍 한 중형 종합병원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30명의 사상자를 낸 전남 고흥의 중형병원 화재사고 당시 방화문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화재시 연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방화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인명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환자 3명 사망, 27명 중경상
경찰 "방화문 작동되지 않아"
병원 측 "스프링클러 없어…"
경찰 "위법 여부 조사 방침"

 10일 고흥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고흥군 고흥읍 한 중형 병원(지하 1층, 지상 7층)에서 불이 났을 당시 병원 내부 방화문은 하나도 작동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3시42분쯤 이 병원 1층에서 불이 나 70·80대 여성 환자 3명이 숨지고, 2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은 인력 450명과 펌프차 등 장비 35대를 투입해 오전 6시1분쯤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화재 당시 병원에는 86명이 있다가 화재사고를 겪었다. 입원 환자 69명, 간호사 6명, 의사 1명, 보호자 10명 등이다.
 
10일 오전 전남 고흥군 고흥읍 한 중형 종합병원에서 불이 나 3명이 숨지고 27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내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0일 오전 전남 고흥군 고흥읍 한 중형 종합병원에서 불이 나 3명이 숨지고 27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내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경찰은 방화문이 닫히지 않은 탓에 불이 시작된 1층에서 난 연기와 유독가스가 병원 내부 통로를 타고 위층으로 삽시간에 퍼져 인명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방화문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작동해 화재 연기가 확산하는 것을 막아주는 시설이다. 
 
 경찰은 6층 같은 병실에 입원 중이던 사망자 2명이 2층과 3층 계단에서 발견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1층에서 올라오는 연기에 질식해 숨졌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병원 관계자는 경찰에서 "매뉴얼상 소방시설이 있어야 방화문이 작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방화문이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병원에는 자동 소화장치인 스프링클러가 한 대도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04년 설립된 이 병원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어서다.
 
 앞서 소방청은 2018년 190명(사망 39명, 부상 151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 세종병원과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해 '소방시설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법령 개정 후 이 병원도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 포함됐지만, 2022년 8월 31일까지 유예 기간을 줘 아직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흥경찰서 관계자는 "방화문이 작동하지 않은 데 대한 위법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흥=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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