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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만 죽쑤고 日·中선 품귀현상···유니클로 웃게한건 '마스크'

중앙일보 2020.07.10 05:00 경제 2면 지면보기
지난달 19일 일본 도쿄의 한 유니클로 매장 앞은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몰린 쇼핑객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19일 일본 도쿄의 한 유니클로 매장 앞은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몰린 쇼핑객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경제를 강타한 사이 ‘일본 최고 부자’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의 자산가치는 50%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유니클로가 1년 넘게 불매운동에 허덕이고 있지만, 경제 봉쇄 조치를 먼저 푼 일본·중국에서는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출시한 ‘에어리즘 마스크’는 판매 첫날부터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에어리즘’ 속옷 천 사용한 마스크
1장 3700원 3장 세트 사려 장사진
주력시장 일·중서 코로나 잘 버텨
주가 석달 새 60% 넘게 수직상승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7일(현지 시간) 다다시 회장의 자산이 지난 3월 이후로 92억 달러(약 11조원) 증가한 289억 달러(약 35조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주가가 4월 이후로 60% 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패스트리테일링 주가는 지난 4월 초 4만940엔에서 석 달 만에 6만6000엔까지 올랐다. 
패스트리테일링 주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패스트리테일링 주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매출 70% 올리는 일본·중국 잘 돼 

코로나19로 전 세계 의류·유통업계가 죽 쑤는 가운데 유니클로만 나 홀로 잘나가는 이유는 일단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일본·중국 매장이 버텨줬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체 매장(752개) 중 절반을 한 달간 폐쇄한 뒤 지난 4월 말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일본에서는 전체 매장(813개)의 40%를 지난 5월 일시 폐쇄한 뒤 현재 다시 문을 열었다. 지난달 도쿄 시내에는 신규 매장 2개를 오픈하기도 했다.  
유니클로 도쿄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구매한 '에어리즘' 마스크를 손에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유니클로 도쿄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구매한 '에어리즘' 마스크를 손에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증권사 JP모건의 다이로 무라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니클로 같은 일반 생활 의류는 패션업체와 다르게 경기 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1장에 3700원 ‘에어리즘 마스크’ 불티  

특히 지난달 일본에서 출시한 ‘에어리즘 마스크’는 판매 개시와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일본 전역에 있는 유니클로 매장 앞은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몰린 사람들로 영업 시작 전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온라인몰 역시 수많은 사람이 동시 접속해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에어리즘 마스크'는 통기성이 좋아 여름에도 시원하게 사용할 수 있고, 20회 세탁이 가능하다. 사진 유니클로

'에어리즘 마스크'는 통기성이 좋아 여름에도 시원하게 사용할 수 있고, 20회 세탁이 가능하다. 사진 유니클로

이 마스크는 3장에 한 묶음으로 990엔(약 1만1100원)에 판매된다. 유니클로의 대표 상품인 기능성 속옷 ‘에어리즘’과 같은 소재로 만들어져 여름에도 시원하게 사용할 수 있다. 최대 20번 빨아서 다시 사용할 수 있으며, 건조 속도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현재는 일본 내 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마스크 생산하라”는 고객 요구에 응답 

다다시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줄곧 마스크 생산 여부에 대해 “마스크는 만들어 본 경험이 없다”며 “의류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고집했다. 그러다 돌연 정책을 바꿔 마스크 생산에 뛰어든 배경에는 고객의 끈질긴 요구가 있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야나이 다다시 일본 유니클로 회장의 자산 가치는 지난 3월 이후로 11조원 증가했다. 중앙포토

야나이 다다시 일본 유니클로 회장의 자산 가치는 지난 3월 이후로 11조원 증가했다. 중앙포토

지난 2월 말부터 일본 내 마스크 수요가 급증해 품귀 사태가 벌어지자 유니클로 본사에 “마스크를 생산하라”는 전화와 e메일, 심지어 엽서와 편지까지 빗발쳤다. 더군다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심 차게 선보인 재사용 가능 천 마스크 ‘아베노마스크’가 품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본 국민 브랜드가 ‘신뢰할 수 있는’ 마스크를 생산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고,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기로 다다시 회장이 결정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언더아머도 마스크 생산 뛰어들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니클로의 마스크 성공에 스포츠용품업체 언더아머까지 마스크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브랜드의 마스크 각축전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내에서 유니클로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한국에서 유니클로 브랜드를 운영 중인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한 9749억원을 기록했다. 5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액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2000억 원대에 이르렀던 연간 영업이익은 1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국내선 올해에만 11개 매장 폐점  

유니클로는 올해에만 벌써 11개 매장을 추가로 폐점했다. 그 결과 2019년 말 기준 186개였던 매장 수는 지난달 기준 174개로 줄어든 상태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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