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민 3055명중 딱 1명만 항체 있었다…집단면역 불가능

중앙일보 2020.07.09 17:26
바이러스 코로나 유전자 이미지

바이러스 코로나 유전자 이미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 중 코로나 항체를 갖고 있는 사람이 0.1%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국내 코로나19 항체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 3055명 중 코로나19 항체를 갖고 있는 사람은 1명(0.03%)에 불과했다. 이는 인구의 60% 이상이 항체를 갖고 있어야 감염병을 극복할 수 있는 집단면역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방대본은 국민건강영양조사(4월21일~6월19일) 대상자 1555명, 서울 서남권(구로·양천·관악·금천·영등포구) 의료기관 환자 1500명을 조사했다. 서남권 1명에서만 중화항체가 나왔다. 중화항체는 체내 형성된 항체 중 병원체(코로나 바이러스)를 중화(무력화)한다.  
 
보통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걸린 뒤 완치되면 몸 속에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형성된다. 국민의 면역력을 추정하는 근거로 활용한다. 또 무작위로 검사하기 때문에 방역 당국이 거르지 못한 '숨은 환자'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어 실제 코로나 환자를 추정하는 단서가 된다. 항체 보유자가 적다는 것은 방역망에 벗어나 있는 감염자가 별로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단 우리 지역사회의 코로나19 면역이 극히 낮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항체 조사에서도 예상했듯이 결국 집단면역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항체 형성률이 매우 낮게 나왔다. 스페인 정부가 지난 4월 국민 6만 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항체검사를 실시한 결과 항체 보유율이 5%로 나타났다. 스페인의 최근 확진자는 25만 명에 달한다. 많은 환자가 발생한 나라인 만큼 코로나19 항체를 가진 비율도 비교적 높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영국 런던은 17%, 스웨덴 스톡홀름은 7.3%, 일본 도쿄 0.1% 정도가 항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생물안전밀폐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분석에 앞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생물안전밀폐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분석에 앞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단면역은 집단의 대부분이 감염병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되면서 감염병 확산이 느려지고, 점차 없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인구의 60% 이상이 항체를 가질 때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는 한계가 있다. 코로나19 집단발생 지역인 대구 등이 포함되지 않아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권 부본부장은 "전문가들이 현 시점에서 코로나 '숨은' 환자 등 전체 감염 규모를 추정하기 어렵고, 가볍게 감염돼 지나갔거나 항체가 생겼다가 조기에 소실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확진자 1만3000여 명 중 대구지역 확진자가 7000여 명인데, 이번 조사에서 대구 표본이 빠진 점은 큰 한계로 작용한다"며 "대구만이라도 항체 조사를 하면 집단면역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 부본부장은 "7월부터 대구·경북 등 일반인 3300명의 항체 조사를 진행하고, 국민건강영양조사 검체도 계속 확보해 1만 여명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추후 상세한 집단면역 정도, 무증상 감염 규모 파악을 통해 방역 대책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집단면역을 통한 코로나 극복이 어려운 만큼,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이 완료돼 지역사회에 충분한 방어 수준이 달성되기 전까지는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개인위생을 잘 지켜 유행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