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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회생' 은수미 "재판부 감사, 좌고우면 않고 시정에 전념"

중앙일보 2020.07.09 14:17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시장직을 유지하게 된 은수미 성남시장이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시장직을 유지하게 된 은수미 성남시장이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은수미(57) 성남시장은 9일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환송한 직후 “좌고우면하지 않고 시정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은 시장은 이날 오전 8시 5분쯤 파란색 자켓을 입고 시청에 출근한 뒤 집무실에서 대법원 판결을 전해 들었다. 은 시장은 대법원 선고 직후 페이스북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시정을 돌보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은 시장은 대법원 판결 직후인 오전 10시 55분 성남시청 1층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판부에 감사드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시민 여러분에게 위로와 응원을 드려야 할 때 개인적인 일로 염려 끼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믿고 지켜봐 준 시민에게 다시 한번 인사드린다”며 “시정에 매진하라는 말씀으로 알고 매일 매시간 최선을 다해 시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성남시에서는 은 시장이 기사회생하며 시정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만약 대법원 판결로 은 시장이 직을 잃었다면 부시장 권한 대행 체재로 전환되면서 성남시가 추진 중이던 시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한 성남시 공무원은 “안도하고 성남시를 이끌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은 시장의 지지자들도 대법 판결을 반겼다. 성남 시청을 방문했던 한 남성은 “됐어!”라고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치기도 했다.  
  

은수미, 대법 파기환송으로 시장직 유지

은수미 성남시장이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은수미 성남시장이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은 시장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양형에 관해 검사의 적법한 항소이유 주장이 없었음에도 원심이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했다”고 밝혔다. 원심에서 검사가 항소 이유를 ‘양형 부당’이라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이유를 적지 않았음에도 원심이 1심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한 것은 위법이라는 것이다. 이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반한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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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은 시장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경기도 성남 지역 조직폭력배 출신인 이모 씨가 대표로 있는 코마트레이드 측으로부터 95차례에 걸쳐 차량 편의를 불법으로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은 시장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했지만 2심은 벌금을 300만원으로 높였다. 2심의 이 같은 판결은 검찰의 1·2심 구형량 150만원의 2배인 형량이다. 2심을 맡은 수원 고법 형사1부(부장 노경필)는 “당선됐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공직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막대한 부담을 고려해도 준법의식이나 윤리의식에 비춰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기도 "이 지사는 하던대로 도정에 전념할 것"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은 시장이 기사회생하면서 이목은 자연스레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쏠리고 있다. 이 지사는 허위사실 공표로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은 시장은 이 지사에게 성남시장직을 이어받았다. 은 시장의 이번 파기 환송에 따라 여권 인사인 이 지사의 재판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게 경기도청 주변의 분위기다.

 
이 지사는 이날 은 시장 대법 판결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김홍국 경기도 대변인은 “이 지사는 그동안 하던 대로 도정에 전념하면서 대법원의 결정을 겸허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은수미는 누구
은수미 성남시장은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등 노동운동을 하다 1992년 구속돼 6년간 복역한 운동권 출신이다. 2012년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성남 중원구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으로 발탁돼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일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역 31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 기초단체장에 당선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2월 은 시장의 항소심 결과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은수미는 조국과 함께 사노맹의 조직원이었고, 젊은 시절 우리를 사로잡았던 사회주의의 이상은 오늘날 이렇게 실현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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