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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진, 文순방때 해외도피? 박항서와 찍은 수상한 사진 1장

중앙일보 2020.07.09 11:27
2018년 3월 22일. 미래통합당이 주목하는 날짜다. 이날은 상해와 성범죄,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이혁진 전 대표가 돌연 출국한 날이다. 수천억 원대 펀드 사기 의혹을 받는 옵티머스 자산운용사의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이날 출국 이후 검찰과 금감원의 수사 대상에서 벗어난 상태(기소중지)다.
 
이혁진 전 대표가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 [성일종 미래통합당 의원실 제공]

이혁진 전 대표가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 [성일종 미래통합당 의원실 제공]

그런데 최근, 이 전 대표의 출국 이후 행보를 짐작게 하는 사진 한장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대표가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촬영된 사진으로 추정되는데, 박 감독의 옷차림이 2018년 3월 22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을 때와 같다. 이 때문에 야권에선 이 전 대표가 문 대통령의 해외 국빈 방문을 이용해 해외 도피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성일종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9일 오전 당 비대위 회의에서 “70억 원대 횡령과 성범죄 등 5개 사건의 피의자 신분인 이혁진 전 대표가 대통령 베트남 순방 시에 공식 수행원으로 포함돼 있던 것으로 추측된다”며 “아내 목 조르기까지 한 피의자가 어떻게 대통령 수행 명단에 포함돼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 비대위원은 “이날 이후 이 전 대표가 베트남에서 다시 국내로 입국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실이 이 사람을 도피시켰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이 전 대표가 어떻게 유유히 해외 도피를 할 수 있었는지 모든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공식 수행원이었다면) 누가 이 전 대표를 포함했는지, 민간 항공기를 탔는지 아니면 대통령 전용기를 탔는지 밝혀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웅 통합당 의원은 “이 전 대표는 2018년 3월 18일경 귀국한 뒤 다음 날 수원지검에서 수사를 받았다”며 “거액을 횡령한 범인인 데다 이후 폭행 등 다른 사건이 많았는데도 출국금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후 22일 출국 뒤 대통령 순방 장소인 모 호텔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며 “청와대는 수천 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이혁진이 대통령 행사장에 어떻게 나타날 수 있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진중권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순방에 딸려 보내 해외로 도피시킨 모양”이라고 적었다.
 
같은 해 4월 김안숙 서초구 의원 블로그에는 이 전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있다. [사진 김안숙 블로그 캡처]

같은 해 4월 김안숙 서초구 의원 블로그에는 이 전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있다. [사진 김안숙 블로그 캡처]

앞서 이 전 대표는 여권 유력 인사들과 화려한 인맥을 쌓았던 것으로 드러나 화제가 됐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는 한양대 86학번 동기다. 이 전 대표는 임 전 실장이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던 2012년엔 민주당 후보로 전략공천 돼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같은 해 12월 대통령선거(18대) 때는 문재인 당시 후보의 금융정책 특보를 맡았다. 최근엔 이 전 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귓속말하는 사진을 비롯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박원순 시장, 이해찬 대표 등과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됐다.
 
통합당은 이 전 대표가 여권의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을 수천억 원의 펀드 판매 및 도피에 이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엔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의혹의 진상을 규명할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위’ 1차 회의를 열었다. 특위 위원장은 3선 유의동 의원이 맡았다. 검찰 출신인 김웅ㆍ유상범 의원과 정무위 소속인 강민국ㆍ윤창현ㆍ이영 의원도 참여한다.
 
이날 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혁진 전 대표는 민주당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했고 대통령 베트남 행사에 참여한 의혹이 있다”며 “정권 핵심실세와 긴밀하게 교류한 사정이 있기 때문에 권력형 비리가 될 확률이 높다. 한 점 의혹 없이 끝까지 파서 명명백백 불법을 밝히겠다”고 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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