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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도리질, 침팬지 머리받기 "힘들다"…대구 동물원 옮기는 이유보니

중앙일보 2020.07.09 11:05
더위에 지친 대구 달성공원 코끼리가 시원한 물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여름. [중앙포토]

더위에 지친 대구 달성공원 코끼리가 시원한 물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여름. [중앙포토]

 수컷은 1974년생, 암컷은 1969년생인 코끼리 부부는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을 대표하는 커플이다. 예전에 과자를 던지면 코로 받아먹던 바로 그 코끼리들이 이렇게 나이를 먹었다. 큰 덩치답게 건초나 과일을 하루에 각각 100㎏씩 먹는다. 그런데 커플 코끼리 중 암컷 코끼리는 수시로 고개를 도리질한다. 어지럽지도 않은지, 머리를 양쪽으로 자꾸 끊임없이 흔든다. 좁은 우리 같은 열악한 주거 환경이 만든 스트레스 때문이다.
 

2023년 동물원 새 집으로 이사
동물가족 복지 대폭 개선 기대

 동물원 침팬지 커플은 달성공원 동물원에서 가장 지능이 높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우리 쇠창살 쪽으로 슬며시 다가와 머리를 자꾸 들이받는 행동을 반복한다. 1970년 개장한 달성공원 동물원(12만6576㎡)에는 코끼리·침팬지뿐 아니라 호랑이·물개·늑대 등 77종 660마리의 동물 가족이 산다.
 
 수의사인 윤성웅 달성공원관리소장은 "코끼리와 침팬지의 반복적인 이상 행동을 '정형 행동'이라고 한다. 자폐 증세와 비슷한 문제"라며 "좁은 우리, 콘크리트 바닥과 쇠창살, 인지적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연못·그네 같은 구조물 부족 등 열악한 동물 주거환경이 만든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동물 복지'를 위해 이전이 시급했던 개장 50년 된 달성공원 동물원이 이사한다. 대구시 중구 현 동물원 자리에서 수성구로 새집을 지어 간다. 9일 대구시에 따르면 새 동물원 준공은 2023년, 장소는 대구시 수성구 '대구대공원' 안이다. 
 
하늘에서 찍은 대구 대공원 부지의 모습. [사진 대구시]

하늘에서 찍은 대구 대공원 부지의 모습. [사진 대구시]

 대구대공원은 대구시 수성구 대구 스타디움 인근으로 가다 보면 나오는 187만9000여㎡(57만여평) 크기의 자연녹지다. 도시 계획상으론 1993년부터 공원 부지로 지정된 곳이다. 국가와 대구시 땅, 개인 소유 토지(83%)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20년 넘게 공원으로 개발되지 않아 자연 녹지 상태 그대로 남아 있다.
 
 대구시는 이달부터 시행된 공원일몰제로 이 부지에 대해 민간특례사업을 진행, 대구대공원을 개발키로 했다. 새로 만들 공원 안에 동물원이 새 둥지를 틀게 되는 것이다. 
 
 달성공원 동물원 자리는 달성토성 복원사업을 진행한다. 1963년 사적 제62호로 지정된 국가 문화재인 달성토성은 달성공원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달성토성 내엔 일본 천황에게 절하는 신사 흔적 등이 남아 있다. 그간 동물원이 달성토성 내에 자리해 있어 제대로 된 복원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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