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정폭력 가해자 90%는 과거 폭력·부정적 경험…폭력은 이어진다

중앙일보 2020.07.09 05:00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생애주기별 학대 및 폭력 연구"에 따르면 아동기 부정적 생애 경험 및 과거 성인기 폭력 경험이 현재 가정폭력 가해 경험(자녀폭력, 배우자폭력, 노부모폭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가정 폭력 가해자의 89.5%가 아동기 부정적인 사건을 경험했다 [중앙포토_그래픽]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생애주기별 학대 및 폭력 연구"에 따르면 아동기 부정적 생애 경험 및 과거 성인기 폭력 경험이 현재 가정폭력 가해 경험(자녀폭력, 배우자폭력, 노부모폭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가정 폭력 가해자의 89.5%가 아동기 부정적인 사건을 경험했다 [중앙포토_그래픽]

 
8일 보건사회연구원 연구보고서 '생애주기별 학대 및 폭력 연구'에 따르면 아동기 학대가 성인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사연은 아동기 부정적 생애 경험 및 과거 성인기 폭력 경험이 현재 가정폭력 가해 경험(자녀폭력, 배우자폭력, 노부모폭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가정 폭력 가해자의 89.5%가 아동기에 부정적인 사건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생애주기별 학대 경험의 상호관계성을 파악하고자 2017년 8~10월 조사원의 방문면담을 통해 총 4008건의 조사를 완료했다. 아동기 부정적 경험 여부는 아동기(18세 미만)에 본인이 직접 경험했거나, 본인의 가족 구성원이 경험한 부정적인 사건들에 대해 목격한 경험, 전해 들었던 경험 등에 대한 질문을 통해 파악했다.  
 
조사결과, 한 번이라도 아동기에 부정적인 생애 경험이 있는 비율은 전체의 78.9%였다. 전혀 없었다고 답한 비율은 21.1%에 불과했다. 성인 10명 중 8명을 폭력을 경험하거나 목격하는 등 직·간접 경험이 있었던 셈이다. 이는 미국(60%), 영국(46.4%), 동유럽 8개국(50%) 등에 비해 한국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군 복무 경험자 가운데 65.3%는 군대 내 폭력 피해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48.4%는 가해 경험이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군 복무 경험자 가운데 65.3%는 군대 내 폭력 피해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48.4%는 가해 경험이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성인기 들어서도 부정적 경험이 많았다. 연구팀은 성인이 된 이후 군대, 직장, 데이트에서 학대·폭력 등 부정적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그 결과 군 복무 경험자 가운데 65.3%가 군대 내 폭력 피해 경험을 있다고 답했고, 48.4%는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직장 폭력은 직장생활 유경험자의 25.7%가 피해 경험이, 13.1%가 가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데이트폭력의 경우 전체 조사 대상자의 5.6%가 피해 경험을, 5.1%가 가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과거 아동기 부정적 생애 경험과 성인기 폭력 경험은 모두 현재의 가정폭력 가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과거 학대·폭력 피해를 중복해 경험할 경우 현재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며, 과거 성인기의 폭력 피해 경험은 삶의 만족도와 자기 존중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기 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성인은 우울감을 느낄 확률이 높았다. 
 
연구팀은 “한국 사회에서 생애주기에 걸친 학대·폭력의 경험은 개인적 문제와 특수한 욕구를 가진 소수 인구집단의 문제가 아니다”며 “학대·폭력의 피해 또는 가해 집단을 개인적 차원의 심리·정서적 문제를 가진 특수집단으로 여겨 조사나 처벌 중심의 사후 대응 식접근을 한다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대·폭력 문제를 보편적인 사회문제로 정의하고 예방할 수 있는 정책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