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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너가 왜 거기서 나와?

중앙일보 2020.07.09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뜻하지 않게 어떤 사람이 언급되거나 상황에 맞지 않게 툭 튀어나올 때 요즘 많이 쓰는 표현이 있다. 바로 “~가 왜 거기서 나와?” 형태다.
 
이러한 유행을 타고 “네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표현도 많이 쓰이고 있다. 어떤 사람은 “너가 왜 거기서 나와?”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고 하기도 한다. 셋 가운데 어느 것이 맞는 표현일까?
 
말할 때 ‘네가’ 대신 ‘너가’나 ‘니가’라고 하는 것은 무엇보다 ‘네가’라고 하면 ‘내가’와 헷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밥을 먹고 “네가 사는 거냐?”라고 한다면 ‘네가’의 발음이 ‘내가’와 거의 같아 “내가 사는 거냐?”로 들릴 수도 있다. 그래서 아마도 말할 때 ‘너가’나 ‘니가’로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2인칭 대명사인 ‘너’는 뒤에 ‘가’가 올 때는 ‘네’가 되는 것이 우리말 어법이다. 즉 “너는 여기 가만히 있어라”처럼 ‘는’이 붙을 경우엔 ‘너’가 되지만 “네가 어떻게 이럴 수 있니”와 같이 ‘가’가 붙을 때는 ‘네’가 된다. 따라서 ‘너가’는 ‘네가’의 잘못이다.
 
‘니가’는 ‘네가’를 입으로 말할 때 일반적으로 쓰이는 말이다. ‘니가’를 일부 지방의 방언으로 올려 놓은 사전도 있지만 요즘은 전국에서 두루 쓰이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너가’는 ‘네가’의 잘못이 분명하므로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니가’는 ‘네가’와 ‘내가’의 구분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네가’를 ‘니가’로 발음하고 적을 때는 ‘네가’로 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아닐까 싶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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