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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국군포로 판결은 존중”…김여정도 국내서 고발당해

중앙일보 2020.07.09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통일부는 8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던 북한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과 관련해 “실효성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탈북 국군포로들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사례를 연락사무소 폭파에 적용해 소송에 나설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피한 채 이같이 밝혔다.
 

정부 “법원 판결 일반화 안 돼”
연락사무소 폭파 등 확대 차단

최순실 변호 맡았던 이경재 변호사
공익건물 파괴 혐의 김여정 고발

앞서 법원은 7일 6·25전쟁 때 포로로 잡혀 강제노역을 했던 탈북 국군포로들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여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해당) 판결에만 유효한 것이므로 그 판결을 (다른 사례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일반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는 탈북 국군포로의 승소 판결을 다른 남북 관계 사례로 확대하기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정부가 실제로는 탈북 국군포로들의 승소 판결을 연락사무소 폭파에도 적용해 북한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희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여 대변인은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 법원에 공탁해 놓은 북한에 줄 저작권료 등 20여억원 외에 국내에 북한 관련 자산이 추가로 있는지에 대해선 “현재 정부가 파악하기로는 없다”고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손해배상 소송은 피해자가 직접 제기해야 하는 만큼 정부가 움직이지 않을 경우 시민단체 등 제3자가 소송 주체로 나서는 게 법률적으로 쉽지 않다. 그럼에도 통일부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국민 재산(연락사무소)과 인명 보호라는 국가의 헌법적 의무를 불이행하고 있다는 ‘부작위 위헌 소송’은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탈북 국군포로 소송을 진행했던 김현 변호사(전 대한변협회장)는 “행정법상 이론적으로 의견이 상충하는 이슈이기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경우 정부의 위헌적 부작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며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라 판례가 많지 않지만, 가능한 법률적 문제 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혐의로 국내에서 형사 고발됐다. 최서원(최순실)씨 변호를 맡았던 이경재 변호사는 김 제1부부장과 박정천 북한 인민군 참모총장에 대해 형법상 폭발물 사용 및 공익건조물 파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은 우편 송달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변호사는 고발장에서 “김 부부장 등의 폭파 범죄는 자신들이 스스로 범행을 자복·선전한 명백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선 김 제1부부장에 대한 실제 수사 및 처벌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이 많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고발이 이뤄지면 피고발인 조사 등 수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 사건은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실제 처벌이 이뤄질 가능성은 아예 없다. 기소중지 정도의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과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고발은 국민 누구나 할 수 있고, 헌법상 우리 법원의 재판권에 속하는 사항”이라며 “조사 등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혐의가 입증되면 기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영·나운채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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