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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가 공격한 고위공무원 1081명...다주택 실태파악 착수

중앙일보 2020.07.08 17:25
정세균 국무총리.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고위공직자를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부동산 대책 논의 자리가 아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그리 말했다.  
 

'코로나19 회의' 때 나온 부동산

정 총리 발언의 핵심은 사실상 한 채만 남기고 팔라는 것이다. 아직 권고 수준인 만큼 다주택(2주택 이상) 고위공직자에 대한 제재방안은 따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실태 파악 과정서 “심각하다”는 판단이 서면 인사 조치 카드 등을 꺼내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갑자기 “최근 부동산 문제로 여론이 매우 좋지 않다”고 운을 뗐다. 국무총리로서 특별히 말한다면서다. 그는 “고위 공직자가 여러 채의 집을 갖고 있다면 정부가 어떠한 정책을 내놔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며 “백약이 무효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비판과 맞물려 다주택 혹은 고가의 주택을 소유한 일부 고위공직자와 정치인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비판과 맞물려 다주택 혹은 고가의 주택을 소유한 일부 고위공직자와 정치인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고위직은 1081명  

국무총리실 등에 따르면 정 총리가 언급한 고위공직자는 2급(이사관) 이상이 해당된다. 2급은 중앙부처 기준으로 보면 국장급이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의 고위공직자는 1081명(일반직 기준)에 달한다. 정무직 장·차관급을 더하면 규모는 커진다. 2급은 정기적인 공직자 재산공개 대상에는 빠져 있다. 재산 신고를 하지만 공개는 1급이상만 한다.    

 

정 총리가 지시한 부처·지자체별 다주택자 실태 파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정 총리의 이날 작심 발언과 관련, 공직 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헌법에 명시된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활동가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민주당 다주택자 의원들의 주택 처분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활동가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민주당 다주택자 의원들의 주택 처분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인사 등 조치할 수도  

이에 대해 복수의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가 강경하게 이야기했지만) 아직은 권고사항이다”며 “고위공직자들이 (다주택 처분에)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실태 파악 후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인사 등 별도의 제재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위공무원과 국회의원을 향해 다주택 처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국회와 정부가 보다 전면적인 투기 규제와 주거 안정화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회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거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다주택자 고위공무원과 국회의원들에게 거주 목적 1주택을 제외한 주택 매각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참여연대 회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거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다주택자 고위공무원과 국회의원들에게 거주 목적 1주택을 제외한 주택 매각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각한 부동산 민심  

실제 지난달 17일 대출규제가 핵심인 현 정부의 21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에도 집값은 요동쳤다. “현금 부자만 집 사라는 거냐” “비규제지역의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생집망’(이번 생은 집 사는 거 망했어요) 신조어까지 유행했다.

 

여기에 청와대 고위공직자, 여당 내 다주택자 실태까지 공개되면서 가뜩이나 끓는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해 12월 다주택 처분을 앞장섰던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강남’ 아파트 대신 자신의 지역구인 청주 아파트를 매매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부 세종청사 모습. 뉴스1

정부 세종청사 모습. 뉴스1

 

정 총리, "하루 빨리 매각조치를"  

정 총리는 “각 부처는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고위공직자 주택보유 실태를 조속히 파악하라”며 “다주택자의 경우 하루빨리 매각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금방 지나갈 상황이 아니다”며 “심각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현재 1주택자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 아파트만 보유하고 있다. 계약면적은 150㎡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총리 후보자시설 당시 공개된 아파트 가격은 9억9200만원이다. ‘마포·용산·성동구’ 지역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똘똘한 한 채’로 평가받지만, 정 총리는 상대적으로 다주택 문제에서 자유로운 편이라고 한다. 이날 작심 발언을 쏟아낼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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